[It's Design]한국美가 깃든 부엌…전통의 품격 살린 ‘키친바흐

  • 입력 2006년 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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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의 부엌가구 ‘키친바흐’. 한복의 화사한 색상을 가구로 옮겨 왔다. 오른쪽은 한샘 DBEW 디자인센터. 사진 제공 한샘
한샘의 부엌가구 ‘키친바흐’. 한복의 화사한 색상을 가구로 옮겨 왔다. 오른쪽은 한샘 DBEW 디자인센터. 사진 제공 한샘
○이제는 동양(東洋)이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한샘 DBEW 디자인센터는 한옥과 유리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이 건물 외관부터 이 회사의 디자인 철학인 ‘DBEW(Design Beyond East and West·동서양을 넘어선 디자인)’를 말해주는 듯하다.

한샘이 지난달 내놓은 부엌가구 ‘키친바흐’는 ‘한국적 디자인’을 고민해 온 이 회사의 첫 결실이다. 그동안 자개를 이용하거나 국보급 문화재의 문양을 응용한 샘플을 제작한 적 있으나 한국적 디자인을 제품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

당초무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문양을 입히고, 두 가지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한복의 콘셉트를 도입했으며 옻칠 느낌이 나는 티크 소재를 개발해 적용하기도 했다.

‘키친바흐’ 개발 단계에서 경영진의 반대도 있었고 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저가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한샘은 고급 브랜드로 제품의 차별화 전략을 세웠고, 그 해결책을 한국적 디자인에서 찾았다.

김윤희 수석연구원은 “패션 영화에서 시작해 가구와 인테리어를 비롯한 라이프 스타일로 확산된 일본의 ‘젠 스타일’처럼 한국의 ‘로컬리티(locality)’를 가진 디자인이야말로 세계 어느 시장에나 새롭게 다가갈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 결과 탄생한 ‘키친바흐’는 ‘동양의 정서가 깃든 부엌’이라는 뜻.

한샘은 2004년 6월 문을 연 DBEW 디자인센터에 30여 명의 부엌 및 인테리어 제품 개발 디자이너를 상주시키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분기별로 ‘건축 기행’을 가는 게 특징. 부석사, 해인사, 병산서원 등 전통 건축물을 통해 한국미의 제품 디자인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다.

한샘은 DBEW 디자인센터 주관으로 ‘DBEW 국제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6년째. 이 공모전의 취지는 서양이 주도해 온 산업과 문화, 그리고 그것을 동양이 모방해온 구조를 디자인을 통해 바꿔보자는 것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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