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고수님 한말씀' 10인이 본 2006 '투자의 정석'

  • 입력 2006년 1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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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투자의 달인이 돼 보겠다.’ 새해 첫날 의류회사에 다니는 송민호(35) 과장은 눈을 뜨자마자 이런 결심을 했다. 그는 1999년 친척의 권유로 펀드에 가입했다가 대우사태로 ‘뜨거운 맛’을 보고난 뒤 주식시장과 거리를 두어 왔다. 하지만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주위 사람이 늘면서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새해를 맞아 송 과장처럼 금융 재테크에 나서려는 사람이 많다. 본보가 지난해 연재한 ‘고수님 한 말씀’ 코너에 등장한 금융전문가 10명에게 ‘투자의 정석’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투자에 임하는 자세의 정석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저금리 시대에 노후를 대비하려면 주식 투자는 필수”라고 말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투자가 투기로 연결되지 않으려면 4개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유념한다. 둘째, 위험을 줄이려면 장기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 셋째, 인생 목표에 맞는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넷째, 직업에 충실하고 자산운용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 인생에 투자하지 않고 자산 불리기에만 매달리면 인생과 투자 모두 실패하기 십상이다.

한국재무설계㈜ 오종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는 투자를 위한 첫 단추로 아파트, 토지, 예금, 주식, 채권, 빚 등을 어디에 얼마만큼 갖고 있는지 나열하고 재산별 비중을 파악하는 ‘재무상태 진단’을 꼽았다.

다음은 항목별 예상수익률을 뽑아 자금을 수익률이 낮은 곳에 투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본다. 이어 전문가나 재무상태 진단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다. 주택 마련이나 노후 대비 등 목적에 맞게 투자해야 한다.

국민은행연구소 박철 연구팀장은 자녀에 대한 생활경제 교육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부모와 자녀가 ‘돈에 대한 열린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

부모와 돈 문제를 의논하며 성장한 사람일수록 돈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생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주식 투자의 정석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적립식 펀드에 들 때 분산 투자로 위험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수익률이 너무 높은 펀드나 자산운용사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가치투자 배당투자 등 특색을 내세운 펀드가 아닌 평범한 우량 대형주 펀드에 자산의 50% 이상을 넣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또 주가가 떨어지면 적립식 투자를 중단하지 말고 오히려 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했다. 적립식 펀드는 장기 투자에 적합하므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라는 것.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투자는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는 70%가 매매시점, 20%가 업종 선택, 10%가 종목 선택이라는 것.

그는 “1분기(1∼3월)에는 주가가 오르지만 2, 3분기(4∼9월)에는 조정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 전에 주식 비중을 일단 줄였다가 3분기쯤 경기선행지수를 보고 다시 늘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투자 참고서의 정석

가치투자자문 박정구 사장은 “신문에 나온 경제 기사를 잘 보라”며 “특히 기업 생산과 관련된 정보는 가치 있는 소스가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지 주식면이 아니라 경제 흐름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일간지 경제면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건설경기가 회복된다는 기사가 나오면 시멘트나 철근회사 이익이 커질 것으로 짐작하라는 것. 신문을 단순히 열심히 읽는 게 아니라 투자와 연결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역사서를 권했다. 시대에 따라 투자 환경과 규칙은 바뀌어도 기본 구도는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것.

그는 “활황기와 침체기는 모두 끝이 있다”며 “경제사를 보면 선진국이 어떤 단계를 거쳐 발전했고 어떤 산업이 흥망성쇠를 거쳤는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채원 자산운용본부장은 “상장회사의 투자편람을 잘 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대박’ 정보에 목말라 하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투자편람에 있다는 것.

세무전문가인 우리은행 류우홍 프라이빗뱅킹(PB)사업단 어드바이저리(AD)센터장은 ‘사람’을 참고서로 삼으라고 했다.

류 센터장은 “주변에서 돈을 번 사람이나 전문가를 따라하라”며 “주변에 고수가 없다면 언론에 소개된 사람을 찾아가거나 e메일로 한 수 배우라”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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