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코리아’ 업그레이드!…2006년을 밝힐 신기술들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 정보기술(IT) 산업의 키워드는 융합(컨버전스)과 이동(모바일성)이 꼽힌다. 집과 사무실에서 하던 일을 밖에서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거나 주고받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이동하면서 TV를 보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스크린을 들고 다니면서 보는 ‘휘는 디스플레이’의 시대가 온 것.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보다 작고 가벼운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매년 메모리 용량이 2배로 커진다는 ‘황(黃)의 법칙’이 2006년에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

●와이브로 본격 서비스… 移通 HSDPA로 맞불

KT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끊김 또는 화면 흔들림이 거의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KT는 올해 4∼6월 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만 시작되고 2011년까지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게 된다.

이동하면서도 편안하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회사원들이 달리는 차 안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각종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사진 제공 KT

지금은 개인휴대단말기(PDA), 노트북 컴퓨터 등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지만 올해 3분기(7∼9월)에는 삼성전자에서 와이브로 휴대전화가 나온다.

이동통신 업계는 3.5세대 서비스로 불리는 초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로 맞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작년 말까지 서울 등 20여 개 도시에 기지국을 세웠고 올해 4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HSDPA폰을 내놓으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화상(畵像)통화가 가능하고 데이터 전송속도가 와이브로와 비슷하기 때문에 휴대전화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와이브로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와이브로는 고속 및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고객에게, HSDPA는 음성 및 소용량 데이터를 주고 받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움직이면서 TV를 본다’ DMB, 위성-지상파 한판

2006년에는 움직이면서 TV를 볼 수 있는 DMB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인들이 함께 휴대전화로 위성 DMB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 SK텔레콤

‘움직이면서 TV를 본다’는 개념으로 출발한 DMB 역시 올해를 뜨겁게 달굴 만한 테마다. SK텔레콤이 주축이 돼 설립된 TU미디어는 2005년 5월 상용화에 나서 현재 3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월 1만3000원만 내면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 재전송이 아직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커다란 단점이다.

반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국을 비롯한 6개사는 작년 12월 지상파 DMB 서비스를 시작했다. 콘텐츠는 대부분 기존 방송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것이지만 무료라는 게 큰 장점이다.

하지만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그동안 “지상파 DMB를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며 거부해 서비스가 차질을 빚어 왔다.

LG텔레콤은 올해 1월 1일부터 지상파 DMB 휴대전화를 팔기로 했지만 SK텔레콤과 KTF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준(june), KTF는 핌(fimm) 이라는 기존 동영상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지상파 DMB는 이 상품의 수익성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DMB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 위성 및 지상파 DMB의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OLED- 휘는 LCD 상용화 성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휘는(Flexible) LCD’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OLED는 화질의 반응속도가 기존의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보다 1000배 이상 빠르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두께와 소비전력도 크게 줄어 휴대전화와 MP3플레이어 등 모바일 제품에 적합하다.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4655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능동형(AM) OLED 전용 생산라인을 짓고 2007년 1월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도 2005년 5월 40인치 크기의 TV용 OLED를 개발했다. 대용량화를 위한 생산력 높이기와 연구개발(R&D)에도 노력 중이다.

휘는 LCD는 휘어도 그 두께가 변하지 않고 기존 LCD처럼 재현이 가능하다. 가볍고 잘 휘어져 휴대용 제품이나 입는 디스플레이, 패션 디스플레이 등에 쓰일 예정. 삼성전자는 2005년 11월 세계 최대 크기로 플라스틱 재질인 7인치 휘는 LCD 개발에 성공했다.

●32Gb 플래시메모리 개발 촉각

기존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의 용량 증가와 퓨전(fusion·융합) 반도체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 9월 16Gb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 이것으로 32GB 메모리 카드를 만들 수 있으며 DVD급 화질의 영화 20편(32시간)이나 MP3 음악파일 8000곡(670시간) 등을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Mb를 시작으로 2005년까지 ‘황(黃)의 법칙’을 입증했는데 올해도 32Gb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세대 메모리는 여러 메모리 칩을 1개의 칩에 쌓는 다중 칩(MCP·Multi Chip Package)과 P·M·F램 등이 대표적. 모바일 제품들이 갈수록 작고 용량이 큰 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MCP는 성능과 용량은 크면서도 면적과 부피를 4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10개의 메모리 반도체를 1개의 패키지에 넣은 ‘10칩 MCP’까지 개발한 상태.

현재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P램은 256Mb 시제품까지 개발됐다. P램은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플래시 메모리의 장점과 처리 속도가 빠른 D램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

●LCD-PDP, 중대형TV 놓고 격돌

올해는 30∼40인치대 중대형 시장에서 LCD TV가 PDP TV의 영역을 얼마나 잠식할지가 관심이다.

독일 월드컵 특수가 있어 디지털 TV 생산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올림픽과 월드컵은 디지털 TV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LCD 업계와 PDP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PDP TV 업계는 가격과 화질 경쟁력 때문에 40인치 이상 TV에서 LCD가 PDP를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2009년까지 LCD TV는 30인치대에서 세계 시장의 44%를 차지하겠지만 40인치 이상에서는 PDP TV가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

LCD TV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2006년부터 7세대 생산라인에서 40인치 이상 패널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화질을 개선하면 중대형 TV 시장에서 PDP TV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