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사, 5년새 해외수주 10배 늘었다

  • 입력 2005년 12월 26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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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주택건설업체 동일토건은 지난해 8월 해외건설업 면허를 땄다. 그리고 올해 9월 카자흐스탄의 신행정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아파트 40개 동, 3000채를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우건설 등 국내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뉴타운 사업을 벌이는 등 연간 회사 매출의 10∼15%를 해외공사로 채울 방침이다.

이 회사 김격수 이사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된 데다 국내에서 갈고닦은 실력이 해외에서도 통하리라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는 해외 건설시장에서 중소 및 중견 건설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 27개국 진출… 이젠 하청보다는 직접 수주

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중소 건설업체들이 수주한 공사는 모두 112건으로 작년 한 해 수주공사(61건)의 2배, 2000년(12건)과 비교하면 10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진출 국가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3개 나라를 포함해 모두 27개국으로 지난해(20개국)를 이미 넘어섰다. 진출 분야도 2000∼2001년에는 터널 뚫기 등과 같은 전문공사가 전체 수주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전문공사 외에 토목 주택 설계용역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또 2001년까지는 다른 건설회사가 따낸 공사 일부를 받아 하는 하청 공사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발주처로부터 직접 공사를 따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영 동일토건 우림건설 등 주택건설 전문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 낮은 수익성 해결이 과제

해외 진출은 활발해졌지만 수익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이 199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소업체들이 수주한 공사를 분석한 결과 건수는 전체 물량의 41.6%에 달했지만 금액으로는 5.6%에 불과했다.

또 이 기간 대형업체들이 수주한 공사 금액은 건당 평균 7930만 달러였으나 중소업체가 수주한 공사는 10분의 1 규모인 건당 7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건산연 김민형 연구위원은 “부동산 규제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로 당분간 중소 건설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계속될 것”이라며 “해외시장은 국내와 달리 다양한 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하므로 현재처럼 수익성 낮은 공사를 수주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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