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소 上場추진…순자산 1조3000억 금융株탄생하나

입력 2005-12-15 03:13수정 2009-10-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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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정부 지분이 전혀 없고 정부 예산을 한 푼도 받지 않는 100% 순수 사(私)기업. 증권회사와 선물회사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증권선물거래소가 증시 상장을 선언했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것은 없다. 나스닥이나 런던거래소 등 세계적인 거래소들도 대부분 증시에 상장돼 있다.

거래소는 14일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컨설팅회사 액센추어에 위탁해 진행했던 ‘상장을 위한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상장을 향한 큰 틀이 제시됨으로써 내년 상장을 목표로 했던 거래소의 움직임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우량 금융기관의 증시 등장

거래소가 상장되면 모처럼 대형 금융기관이 새로 증시에 진입하는 경사를 맞는다.

거래소는 현재 순자산 1조3000억 원에 부채는 고작 1000억 원 수준이다. 재무구조로 보면 초우량 금융기관인 셈이다.

게다가 부도 위험이 사실상 없다. 거래소가 올해 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등과 통합하면서 명예퇴직 비용으로 상당한 돈을 쓰고도 7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단 상장만 되면 시가총액이 순자산 총액인 1조3000억 원을 가볍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1조3000억 원이면 증권사 기준으로 삼성 우리투자 대우 현대증권에 이어 5위권이다.

○ 꼭 상장해야 하는가

문제는 거래소 상장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

우선 거래소는 대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도 6000억 원에 이른다. 거래소도 이런 점을 감안해 상장을 하더라도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거래소는 “상장하면 소유와 지배구조가 선진화되고 대외신인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현재 거래소 주식은 여러 금융회사에 골고루 분산돼 있다. 법적으로 어떤 투자자도 5% 이상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상장된다고 해서 소유와 지배구조가 특별히 선진화될 것이라는 근거가 부족하다.

또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통합 거래소로서의 위상이 높기 때문에 상장하면 대외신인도가 높아진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 거래소 상장, 그렇다면 불필요한가

거꾸로 보면 거래소 상장이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논거가 불충분하다. 상장된 이후 예상되는 문제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거래소가 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 주식을 일반인이 사고파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래소 주식은 법적으로 누구도 5% 이상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지배주주’라는 개념은 현실적으로 의미를 갖기 어렵다. 상장된다고 특정 투자자가 거래소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거래소의 공익적 성격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선진국 거래소들은 상장된 뒤에 이익도 추구하고 공익적 역할도 소화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거래소 상장이 나쁜 일은 아닌데 거래소가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독주하듯 밀어붙이니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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