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협력경영]나 혼자 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네

  • 입력 2005년 10월 2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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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전 GE 회장은 ‘글로벌 차원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취하는 방법 중 가장 매력 없는 방법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는 오늘날 기업경쟁의 승패가 개별 기업자체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었던 개별기업 간 경쟁에서 점차 기업 간 협력네트워크의 성과에 좌우되는 기업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진국의 기업 간 협력 사례를 살펴보면 도요타, 노키아, 인텔 등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모기업과 협력업체들 간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노키아

이 중 세계 통신시장에서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의 경쟁력 원천은 울루테크노폴리스에 있는 300여 개 중소 협력업체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결속력에 있다.

노키아가 실행하고 있는 협력업체 전략은 첫째, 중소기업 및 대규모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전략적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고, 다음은 IT 분야에 속하지 않는 기업은 분사하고 전략 분야의 중소기업을 해외에서 인수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으로 7000억 원 규모의 벤처캐피털을 운영하여 사업 타당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 벤처기업을 지원한다.

노키아의 협력 사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생산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하도급구조에 머무른 채 기술을 중심으로 한 파트너십이 취약한 국내 기업에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그 교훈은 바로 기술·지식 파트너로서 중소기업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 포스코

이와 같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는 국내 기업 간 관계에도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며 최근 국내에서도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와 삼성전자의 예를 들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포스코가 세계 경쟁력을 갖추려면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향상되어야 한다’는 취지 아래 공급사와 공동으로 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을 위한 개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도입하였다. 성과금이 발생하는 첫해에 100%를 모두 보상하고 2년차부터는 50%씩 보상한다는 내용으로 올해 15개사 40여 개 과제를 대상으로 중소 협력업체와 함께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의 품질과 경쟁력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직결된다’는 취지 아래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기술 도입, 부품·설비의 국산화 개발, 품질 및 생산성 향상, IT 인프라 구축을 비롯하여 현장 혁신 지도, 경영기법 전수, 전문인력 및 미래경영자 양성 등 전문 교육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2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약 1조 원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기업 간 상생협력은 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핵심 척도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최근 기업 간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 관계를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상생협력의 혁신네트워크 관계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여 본다.

임민영 산업정책연구원·경쟁력연구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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