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쇼핑몰로 탈바꿈시킬 것”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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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용팔이(용산에서 물건 파는 사람)’라고 무시하겠습니까? 확 다 바꾸겠습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 민자역사 ‘스페이스9’의 관리업체인 현대역사(驛舍) 최동주 사장(50·사진).

최 사장은 7월 부임하면서 상호를 ‘아이파크몰’로 바꾸고 ‘제2창업’을 선언했다. 이대로 있다간 곧 문을 닫을 것 같다는 위기감에서다.

스페이스9을 처음 돌아본 그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고 한다.

“점포 주인들은 물건 값 물어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표정이 굳어 있는 데다 서비스도 엉망이었어요. 누가 이런 데서 물건을 살까 싶더군요.”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그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현대백화점에 근무하면서 서울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신촌점 등 13개 점포의 개점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런 그의 눈에 스페이스9은 덩치 외에 내세울 게 전혀 없는 쇼핑몰이었다. 매장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아 지금도 임대되지 않은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런 곳에 현대의 대표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붙인 것은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최 사장은 “내년 말까지 백화점식 쇼핑몰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미 패션상가(1만1000평) 상인들에게서 현대역사가 위탁경영을 해도 좋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전자상가(3만3000평) 상인들도 최 사장이 직접 만나 설득하고 있다.

아이파크몰을 백화점처럼 수수료 매장으로 바꾸고, 점포들이 수익을 올리면 임대료를 제외하고 남는 부분을 상인들과 나눠 갖는 모델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용산 전자상가나 종로 세운상가’식 영업방식이 몸에 밴 업주들이 최 사장을 믿고 따를지는 미지수. 하지만 최 사장은 “27년간 현대그룹에서 일한 제가 못하면 누가 하겠느냐”며 자신 있게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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