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님! 한말씀]푸르덴셜생명 오종윤 라이프플래너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3시 01분


코멘트
안철민 기자
안철민 기자
《“몇 살까지 살 것 같으세요?” “글쎄요. 70대 중반쯤?” “지금부터 30년이 지나면 평균수명이 100세는 될 겁니다. 65세쯤 은퇴하고 나면 35년간 뭐 먹고살 계획이죠?” 푸르덴셜생명 오종윤 라이프플래너(보험설계사)는 이처럼 거꾸로 기자에게 질문을 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상당수 보험설계사처럼 오 씨도 은행을 거쳐 보험업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데 목숨을 걸지 않는다. 보험은 노후를 대비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이기 때문. 그는 고객 자산을 바탕으로 인생을 리모델링해 주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다.》

○ 돈에 꼬리표를 붙여라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누구나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 후 10억 원 만들기’ 같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나면 마치 노후 대비를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오 씨는 “잘하고 있는데도 막연히 불안감을 느끼거나 수익률이 높다는 여러 곳에 무작정 투자한 뒤 노후 대비를 잘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주택 마련용, 자녀 교육용, 노년 생활비, 의료비, 예비용 자금 등으로 세분화해 자금에 꼬리표를 붙여 놓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노후 대비를 잘못한 대표적인 세대로 1950년대 후반 ‘베이비 붐’에 태어난 40대 중반과 50대 초반의 사람들을 꼽았다.

평생 자녀 교육에 집중 투자하고 남은 건 잘해야 주택 하나지만 부동산도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긴 힘들어 보이고, 그렇다고 자녀들이 부양할 것 같지도 않기 때문.

30대도 이들처럼 인생 설계를 하다 보면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게 오 씨의 주장이다.

“60세에 은퇴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70, 80세까지 돈을 벌어야 합니다. 몇 살까지 살 것인지, 삶의 굽이굽이마다 있는 결혼, 주택 마련, 자녀 교육, 자녀 결혼, 문화생활 등의 이벤트에 어떻게 대비할지를 계획해야 합니다.”

○ 노후 지위는 소비로 결정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책 30권만 제대로 읽어도 전문가가 된다”며 “직장 다니는 데 매몰된 사람들은 나중에 ‘청춘을 바쳐 일했건만’이라고 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못지않게 소비도 중요하다. 노년에는 특히 소비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는 것.

소비를 잘하려면 ‘현금 흐름표’를 작성해야 한다. 쓸데없이 빠져나가는 돈을 색출하라는 것.

“자녀 교육에 한 달 평균 100만 원씩 들죠? 그렇게 교육비에 쏟아 부으면 노후 준비가 불가능해요. 돈으로 아이들 교육을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가족끼리 책 읽고 토론하며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습관적인 술값이나 지나친 대출 이자도 정리해야 할 대상이다.

○ 간접, 장기, 분산 투자하라

대다수 사람들은 1000만 원 가지고 2000만 원 버는 것을 ‘투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거의 없다.

“월 100만 원을 투자해 연 10% 수익만 올려도 25년간 투자하면 복리로 13억2700만 원이 모여요.”

연 10%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펀드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주가는 등락하지만 자본주의가 지속되는 한 반드시 직전 고점을 회복한다는 것. 다만 간접투자도 시기를 분산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10년 이상 묶어둘 장기 자금이라면 선취 수수료를 떼는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5년 내에 사용할 자금이라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파는 주식형 펀드가 바람직하다는 것. 여기다 노후에 목돈 대신 매달 일정액을 받도록 종신연금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그는 말했다.

▼오종윤 라이프플래너는…▼

▽1967년생 ▽1992년 미국 선물중개사 자격 획득 ▽1993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1998년 서강대 경제학과 대학원 졸업 ▽1993년 신한은행 입사, VIP 고객 담당 ▽2001년 푸르덴셜생명 입사 ▽2002∼2005년 연봉 1억 원 이상 세계 보험전문가 클럽 ‘백만장자 원탁회의(MDRT)’ 회원 ▽2003년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 획득 ▽2004년 노인복지사 자격 획득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