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公 자회사는 낙하산회사?

  • 입력 2005년 9월 2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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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일 출범한 한국철도공사가 지난해 총 200억여 원을 출자해 11개의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이들 자회사가 부실 및 중복 경영 등으로 지난해 총 59억1000만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또 철도공사의 총 17개 자회사의 대표이사와 전무, 상무 등 임원의 80%가 철도공사 과장급 이상 전현직 간부 50여 명으로 채워진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철도공사는 민영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회사에 대거 자사 직원을 배치했다.

4월부터 철도청 자회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온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적발해 철도공사에 중복되는 업무를 처리하는 자회사끼리 통폐합하고 지분 매각을 통해 자회사 민영화를 추진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달 중 감사위원회를 거쳐 10월 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철도공사의 신생 11개 자회사 중 8개가 지난해 적자를 냈다. 전자화폐를 다루는 브이캐시가 가장 많은 44억4900만 원의 적자를 냈고 철도회원 카드관리 자회사인 인터내셔널 패스&커머스가 5억8700만 원,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KTX관광레저가 3억83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감사원은 “무리하게 11개 자회사를 한꺼번에 만들다 보니 서로 수익을 깎아먹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역 주차장 관리 및 승차권 위탁 발매를 담당하는 기존의 파발마와 작년 말 설립된 코레일 서비스넷의 업무는 서로 비슷하며, 주요 철도시설물 관리와 선로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철도산업개발과 한국철도시설산업의 업무도 중복됐다는 것.

감사원은 특히 국내외 여행사와 사업구조가 겹쳐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KTX관광레저는 퇴출 권고를 해 철도공사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만성 적자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해 대규모로 자회사를 설립했다”며 “지난해에 설립돼 제대로 수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2004년에 설립된 철도공사 자회사의 경영 상황
회사주요 사업설립일
(2004년)
매출액당기순이익
한국철도개발역세권 등 부동산 개발9월 10일0―3억1200만 원
인터내셔널 패스&커머스철도회원 카드관리9월 7일5억2600만 원―5억8700만 원
브이캐시전자화폐 및 부가서비스12월 30일28억1300만 원―44억4900만 원
KTX관광레저국내외 관광상품 개발8월 11일7100만 원―3억8300만 원
한국철도유통역 구내 매점 운영12월 2일0―1억6200만 원
철도산업개발철도 건축물 유지관리4월 8일17억7100만 원1억1000만 원
코레일 엔지니어링철도차량 유지보수12월 2일0―1억1300만 원
한국철도시설산업철도 시설 관리12월 8일00
한국철도전기시스템철도 전기시설 관리12월 9일0―1300만 원
코레일 서비스넷철도 승차권 위탁발매12월 30일16억1600만 원400만 원
한국철도통합지원센터한국철도 지원 관련 사업12월 30일0―500만 원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설립일부터 2004년 말까지 기준.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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