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공부]만 2, 3세 아이들 한글-예절 같이 가르치기

  • 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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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몰라? 엄마는 멍청이!” 김선미(35·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3세인 아들 진호가 요즘 부쩍 버릇이 없어진 것 같아 고민이다. 처음에는 아이가 말을 한다는 자체가 신기했지만 점점 아무 말이나 가리지 않고 하는 통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 김 씨는 “일단 아이가 말을 배우는 동안에는 자유롭게 표현을 하도록 둬야 할지 제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모라면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가 종종 고집을 부리며 떼를 쓰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해 애를 먹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이나 글을 가르치는 시기에 적절한 인성 및 예절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솔교육문화연구원 박선희 연구원에게 말도 가르치고 예절도 가르치는 ‘일석이조’ 교육법을 들어 봤다.》

▽한글교육으로 언어 능력 발달을 돕자=한창 말을 배우는 만 2, 3세는 아이들의 언어감각이 빠르게 발달하고, 자아도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다.

이때는 아이들이 하루 평균 10개 이상의 새로운 단어를 알아가면서 주위의 글자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다양한 어휘를 많이 접하도록 도와주거나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글자 모양과 소리를 알려줄 수 있는 한글교육은 언어 능력 발달을 돕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게 한글을 깨치기 바라는 마음에 아이를 다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흥미를 나타낼 때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최상이다.

자연스러운 접근법으로는 부모가 책 읽는 모범적 모습을 보여주거나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책 읽기 환경을 통해 아이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어휘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

또 글자를 친숙하게 여기면 더욱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어 한글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인성교육도 시작하자=말을 배우면서부터는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예의를 갖춰서 말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시기는 자기주장과 고집이 세지는 반면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은 덜 발달해 무엇이든 거침없이 밖으로 표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어와 인성을 고루 발달시켜 줄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

유아기에 배워야 할 기본적 예절인 규칙적인 생활습관, 약속이나 규칙 지키기, 양보하기 같은 내용이 담긴 그림책들을 골라 주자.

아이들은 그림책 속 주인공이 하는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자주 접하게 되는 문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배우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지혜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친구에게 무엇인가를 양보하는 내용의 그림책’을 권해 주고 “만약 나라면 주인공의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하고 물어본다.

엄마와 아이가 그림책 속의 등장인물이 돼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굳이 책을 통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속에서 한글교육과 인성교육을 함께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기본 생활습관이 아직 몸에 배지 않은 아이의 경우 모자, 가방 등을 앞에 놓고 준비한 종이 위에 각각의 이름을 써서 붙여 놓는다.

그리고 아이가 혼자 입을 수 있는 옷 이름을 글자를 보고 찾아내면 “○○이는 △△를 혼자 입을 수 있구나”라고 칭찬해 준다.

이런 간단한 놀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간단한 한글 뿐 아니라 올바른 생활습관에 대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도덕적이고 교육적인 것만 강조해 아이를 억압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직 어린 아이인 만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함께 문제를 생각해 보고 스스로 적절한 행동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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