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해외진출 40년…제2의 황금기

  • 입력 2005년 9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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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0년째를 맞은 해외건설 수주활동이 제2의 황금기를 맞았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외화가 늘어난 중동지역 국가들이 대규모 공사를 잇달아 발주하면서 올해 해외공사 수주액은 8년 만에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조달시장과 건설시장이 개방되는 추세여서 연간 30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해외건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중반 이후 198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던 해외건설 특수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들뜬 분위기다.》

○ 해외건설, 제2의 황금기를 맞다

올해 들어 9일까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66억1000만 달러. 작년 같은 기간(42만7000만 달러)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에는 지난해 총수주액(75억 달러)을 넘어서고 1997년(140억 달러)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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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1965년 11월 태국 빠따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공사(512만 달러)를 수주하면서 시작된 이후 40년간 연간 수주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1981∼83년과 1996∼97년 등 모두 5차례다.

1981∼83년에는 중동지역 공사 비중이 전체 해외공사의 85∼93%로 압도적이었다. 오일 달러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시절이었다.

1996년과 1997년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동남아시아 국가에 자금을 대고 사업을 하는 투자개발형 사업 중심이었다. 외환위기 직전이어서 이후 중도에 무산된 사업이 많았다.

올해는 고유가로 주머니가 넉넉해진 중동국가 공사가 전체 수주액의 70%를 넘는 46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올해 수주액이 100억 달러를 넘으면 20여 년 만의 쾌거”라며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수주하는 공사는 수익률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민형(金旻炯) 연구위원은 “1980년대까지는 인건비를 챙기는 수준이었고, 1990년대는 무모한 추진으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사례가 많았다”며 “최근 수주하는 공사는 고부가가치인 석유화학 플랜트 위주여서 이익이 매우 많아졌다”고 말했다.

○ 지역과 대형업체 편중은 해결 과제

중소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부진한 것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올해 수주액 상위 5개 업체가 따낸 공사는 모두 51억6000만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80%에 육박한다. 상위 5개 업체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현재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주되는 대형 플랜트 공사가 높은 기술력과 자금 동원력을 요구하면서 수주업체가 대형 건설사로 한정된 탓이다.

따라서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동에 집중된 수주시장을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金鍾顯) 기획관리실장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중동시장의 특수가 꺼지면서 일부 업체는 부도를 내기도 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지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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