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해외채권 고금리 논란…10%에 5억달러 규모 발행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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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에서 5억 달러(약 5000억 원) 규모의 무담보 채권을 발행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기에 채권 발행을 강행해 발행금리가 너무 높고 결과적으로 하이닉스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지 않았느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는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화변동금리부채권(FRN) 2억 달러, 고정금리 채권 3억 달러를 각각 발행했다고 26일 밝혔다.

고정금리는 연 9.875%, FRN은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LIBOR)+6.5%’이며 만기는 7년이다. 리보가 약 3.5% 수준이어서 전체적인 발행금리 수준은 연 10%다.

고정금리 채권은 발행 후 4년, FRN은 발행 후 2년이 지나면 하이닉스가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미리 갚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조기 졸업 결정에 따라 7억5000만 달러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국제 채권시장이 얼어붙어 5억 달러로 줄였다.

또 미국의 D램 생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올해 1∼3월 매출액 10억5400만 달러에 1억2800만 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반도체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조달한 7억5000만 달러와 해외 채권 5억 달러는 2006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는 것은 국제 채권시장 불안으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해외 채권 발행을 강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

하이닉스가 올해 3월 채권 발행에 앞서 외국 금융회사를 상대로 시장조사를 했을 때는 약 7.5%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으나 3개월 만에 발행금리가 2.5%포인트나 높아졌다.

따라서 다른 국내 기업들처럼 국제금융시장이 진정될 때까지 발행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국내에서는 7년 이상 장기채권을 발행하기 어렵다는 점과 하이닉스의 시설투자 자금 확보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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