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대금 폭발, 불붙은 코스닥…‘활황 장세’ 착시현상?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코멘트
코스닥시장이 불붙고 있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며칠째 정체상태인 데 비해 코스닥지수는 18일 이후 6일째(거래일 기준) 오름세다. 5월 들어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떨어진 날은 단 4일뿐이며 오른 날은 13일이나 된다.

하지만 코스닥의 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활황을 나타내는 몇몇 지표들이 사실은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착시현상일 가능성

최근 코스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증가.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24일 1조8821억 원으로 거래소(1조6725억 원)를 추월했다. 코스닥 거래대금이 거래소를 넘어선 것은 1년 10개월 만의 일이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6억 주를 웃돌며 활황이었던 1, 2월 평균 거래량 5억 주를 가볍게 넘어섰다.

‘거래량은 주가에 선행한다’는 기술적 분석의 명제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의 거래량 증가는 주가 상승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투자가의 관심도 주목할 만하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2월 이후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4300억 원의 누적 순매수(매수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액수)를 보이고 있다.

2월 이후 외국인은 NHN 주식 915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에이블씨엔씨(588억 원), 코아로직(366억 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반드시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우선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증가는 줄기세포 관련주 등 일부 테마주에 단타 매매가 몰리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

최근 조아제약, 마크로젠, 이지바이오, 산성피앤씨 등 줄기세포 관련주는 하루 거래량이 각 기업의 상장주식 수에 맞먹을 정도로 단타 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런 몇몇 종목의 거래 폭증에 편승한 전체 거래량 증가는 시장의 활기와는 상관없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 순매수도 시가총액 상위 일부 종목에만 집중돼 시장 전체를 밝게 전망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 투자 포인트

올해 이익 기준으로 보면 코스닥 등록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8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PER란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실적(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것을 뜻한다.

보통 거래소 상장 종목의 평균 PER는 8∼12배 수준. 코스닥의 평균 주가는 거래소에 비해 5배가량 고평가된 셈이다. 따라서 지금 코스닥시장에 투자한다면 PER는 12배 미만인 종목, 혹은 PER는 그보다 약간 높지만 이익이 빨리 늘어 곧 이 수치가 낮아질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며 “지나친 고평가 종목은 피하고 이익이 늘어나는 우량종목으로 투자를 한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