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신규사업 붐 투자할까 말까…81개社 부동산-영화업 진출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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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회사인 BIF보루네오의 음식물쓰레기 건조사업 진출, 네트워크 장비업체 인터링크시스템의 음원중개 대리업체 만인에미디어 계열사 편입, 컴퓨터 보안업체인 하우리의 영화관 인수….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나온 상장 또는 등록기업들의 사업다각화 관련 공시 내용이다. 이처럼 사업 영역을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는 기업들이 최근 크게 늘었다. 특히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야로의 다각화가 두드러진다. 이들 기업은 “다각화는 더 큰 성장을 위한 선택”이라고 투자자에게 설명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런 공시를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잘되면 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잘 못되면 과거 외환위기 직후처럼 큰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길로 진출한다=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6일까지 코스닥 등록기업 81개사가 계열회사를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두드러지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

홈네트워크 사업과 축산물 유통업이라는 전혀 다른 두 사업을 벌이던 인터링크시스템은 지난달 음원중개 대리업체인 만인에미디어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건강 기능식품 제조업체 엔바이오테크는 최근 연예인 알선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고 영화 배급업체 튜브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최근 사업 다각화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분야는 부동산.

안철수연구소와 쌍벽을 이루던 컴퓨터 보안 업체 하우리는 지난해 말 충북 청주시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드림플러스를 130억 원에 인수했다. 하우리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아예 부동산매매업과 부동산임대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또 화장품 유통업체인 씨피엔도 최근 주택건설업 진출을 모색하는 등 올해 코스닥 등록기업 46개사가 부동산 관련 업종을 사업 목적에 포함시켰다.

▽좋은 사업다각화의 조건=기본적으로 사업다각화는 투자자에게 ‘위험 요소’일 가능성이 높다.

동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사업다각화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분야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나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에 시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좋은 사업다각화’를 진행하는 기업을 고르려면 우선 그 회사의 사업 확장 경험과 능력을 체크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새 사업을 잘 해낼 수 있는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갖춰져 있느냐이다.

전국적으로 갖춰진 소매업 네트워크를 이용해 건강식품 사업에 뛰어든 농심, 가구 대리점 네트워크를 음식물쓰레기 건조기구 판매에 이용하려는 BIF보루네오의 다각화는 이런 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

반대로 돈이 될 것 같다는 이유에서 남들 따라 투자하는 식의 사업다각화는 투자자들의 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치투자자문 박정구 사장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기업에 투자할 때에는 새 사업 분야가 기존 영역과 연관성이 있는 분야인지, 회사 자금력과 비교할 때 투자비가 적정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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