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美 금리인상에 촉각

  • 입력 2005년 3월 21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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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눈과 귀는 온통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 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쏠려있다.

최근 미국 경제는 유가(油價) 및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물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어 FRB가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FRB가 어느 정도 금리를 올릴 것이냐, 또 최근 미국 경기 및 금리인상에 대해 어떤 시각을 보이느냐다.

미국 금리인상은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주가(株價)에 상당히 큰 악재(惡材)다.

다만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FRB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다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0.25% 인상 전망이 우세=FRB가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상폭에 대해서는 '0.25%'와 '0.5%' 두 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0.25%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6차례에 걸쳐 0.25% 포인트씩 올랐다. 이번 회의에서 7번째로 0.25% 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결정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9개월 만에 1%에서 2.75%로 오르게 된다.

또 다른 FOMC 관전 포인트는 정책보고서 표현. 미 FRB의 금리에 대한 시각은 '상당기간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금리를 올리는 데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점진적 속도(measured pace)로 금리인상 할 수 있을 것'으로 변해왔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목대균 선임연구원은 "FRB가 정책보고서에서 '점진적 속도'라는 표현의 삭제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또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을 강조할 수도 있는데 이 점도 주목거리"라고 말했다.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미국의 금리가 많이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국내 주가가 빠질 우려가 높다.

우리증권 투자분석팀 김우섭 연구원은 "외국인이 미국에서 낮은 금리로 달러를 빌려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금리인상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12일째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 우위는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급격한 금리인상은 미국의 내수경기를 위축시키고 미국시장의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수출 여건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이상원 수석연구원은 "0.25%포인트 인상은 이미 국내 증시에 반영돼있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0.5% 포인트 인상이나 '점진적 속도' 표현 삭제는 주가에 일시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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