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현장에서/‘PC급 휴대전화’ 운영체제 선점을

  • 입력 2005년 3월 9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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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게임기, 오디오, 카메라, 캠코더까지 집어삼킨 휴대전화의 미래는 어떻게 발전할까.

최근 한국을 찾았던 ‘인터넷 전도사’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연구소 소장은 “가까운 미래에 스위스 스와치 시계처럼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디자인 수백 가지를 제공하는 값싼 휴대전화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말기 제조업체는 홈네트워크와 연결돼 모든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개인 건강을 측정해주며 전자결제와 신분증을 대신할 수 있는 ‘만능 제품’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보고 있다.

미래 휴대전화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조만간 개인용 컴퓨터(PC)처럼 바뀌게 된다는 것이 주된 견해다.

P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같은 운영체제(OS)를 기본으로 해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처럼 휴대전화도 OS가 깔린 ‘작은 컴퓨터’로 변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음악을 듣고 싶은 소비자는 ‘음악칩’이, 카메라처럼 쓰고 싶은 소비자는 ‘카메라칩’이 들어있는 휴대전화를 구입하고 필요한 파일이나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을 통해 내려받아 쓰게 될 것이다.

PC라는 하드웨어가 ‘육체’라면 OS는 ‘정신’에 해당한다. 휴대전화가 PC처럼 쓰이는 시대가 오면 휴대전화 역시 OS가 중요해진다.

정부와 통신사업자들은 휴대전화용 OS를 국산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국산이 없으면 국내 대부분 컴퓨터에 MS의 윈도가 쓰이는 것처럼 휴대전화도 외국 OS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휴대전화는 국내에서 마련한 휴대전화용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규격인 위피(WIPI)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국도 휴대전화 OS 국산화의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전문가들은 위피가 미래 휴대전화에서 OS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휴대전화 강국(强國)이면서도 핵심부품의 원천기술을 미국 퀄컴사(社)에 의존하고 있어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왔다. 휴대전화용 OS만큼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게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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