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PB’ 이것이 궁금하다

  • 입력 2005년 3월 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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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의 자사 브랜드(PB) 매장에서 한 여성 고객이 ‘홈플러스 키친타월’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홈플러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의 자사 브랜드(PB) 매장에서 한 여성 고객이 ‘홈플러스 키친타월’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홈플러스
《“홈플러스 제품은 ‘홈플러스 공장’에서 만들지 않나요?”(조원희 씨·39·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화장지 등 생활용품은 ‘할인점 상표’를 사지만 먹고 마시는 제품은 대기업 브랜드를 주로 삽니다.”(박미선 씨·44·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의 식품·생활용품 매장.

요즘 할인점에서는 대기업 제품과 할인점의 자사 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 중 어떤 것을 살까 고민하는 주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PB상품을 선택한 주부들은 대체로 “품질이 떨어져도 싼 맛에 산다”고 말했다.》

1. 누가 제조하나

PB는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제휴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상품을 말한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 할인점에 PB를 납품하는 업체는 의외로 유명 대기업이 많다.

예를 들어 이마트의 ‘이플러스 우유’는 매일유업, 홈플러스 우유는 해태유업,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우유’는 롯데햄·우유가 만든다. 또 이마트 화장지는 한국P&G와 유한킴벌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화장지는 모나리자가 공급한다.

각 품목의 시장점유율 2, 3위 업체가 할인점 PB상품 개발과 제휴에 적극적이다.

가격경쟁력을 최우선하는 할인점은 물건을 싸게 공급받아 좋고, 제조업체들은 판매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2. 왜 20~30% 싼가

할인점 PB상품은 대기업 브랜드 제품에 비해 평균 20∼30% 싼 편이다.

대체로 유명 브랜드 제품은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단계별로 마진이 붙어 판매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이에 비해 PB상품은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사실상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로열티도 없다.

또 브랜드 제품과는 달리 별도의 광고나 판촉활동이 거의 없어 마케팅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최근에는 PB상품 매출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급 PB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의류의 경우 기존 ‘원 마일 웨어(one mile wear·집 근처에서 주로 입는다는 의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고급 소재를 쓰고 디자인에도 신경 쓴다는 것.

3. 상품 믿을만 한가

할인점들이 팔고 있는 PB상품의 가짓수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 이마트의 경우 생필품 식품 의류에서부터 생선회 삼겹살 소형가전에 이르기까지 약 3500가지다.

우유 화장지 쌀 등은 해당 분야 브랜드 제품을 제치고 할인점 매출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가격 대비 품질도 대체로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등 4개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PB의류 24종에 대한 품질시험을 실시한 결과 염색성 내구성 면에서 83%(20종)가 대체로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제품(17%·4종)은 표면에 보푸라기가 발생하거나 햇빛에 색상이 변했다.

섬유 유연제의 경우 정전기 발생 억제 등 핵심 기능에서 브랜드 제품과 별 차이가 없지만 피부보호기능, 향 지속력 등에서는 PB제품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지와 기저귀도 표면의 부드러움이나 라벤더 향 첨가 등 몇 가지 측면에서 품질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PB는 ‘화장실용 휴지’ 등 제품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매우 실속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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