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04 부동산]<下>상업용 건물

  • 입력 2004년 12월 28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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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와 오피스텔, 사무실(오피스)도 약세를 면치 못한 한 해였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연초에는 상가 등으로 투자 자금이 일부 몰리기도 했지만 계속되는 불황과 부동산 규제 강화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 상가 분양가 할인 확산

올해 초만 해도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토지와 함께 상가시장이 투자 유망 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경기 불황이 심각해지면서 상가시장도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에서 이미 분양이 끝난 상가의 분양 당시 가격은 평당 2700만∼3400만 원(1층 기준)인 반면 최근 분양한 상가는 평당 2300만∼2700만 원으로 ‘분양가 할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는 남양주 평내택지지구 내 근린상가 역시 분양가보다 저렴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의류, 병원, 육아 등 특화된 콘셉트를 앞세운 ‘테마상가’는 2005년 4월부터 연면적 3000m² 이상 규모에 대해 후분양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 분양이 늘었다.

이종격투기장을 갖춘 서울 명동의 ‘토투앤’ 등을 비롯해 수영장과 실내스키장, 공연장 등 이색 테마를 내세운 대형 테마상가는 그나마 분양률이 양호한 편이었다. 반면 의류나 전자제품 할인점 등 기존 쇼핑몰과 차이점이 미미한 곳은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동안 안정적 임대 수익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인기를 누렸던 주공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배후 단지 규모에 따른 분양률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단지 규모가 큰 인천 삼산주공 단지 내 상가는 평균 입찰 경쟁률이 22.6 대 1까지 치솟았지만 배후 수요가 적은 경기 의정부시 금오2단지와 신곡3단지는 유찰된 바 있다.

올해 상가분양은 총 781건으로 지난해(956건)에 비해 18.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 오피스텔 입주 물량 사상 최대

입주 물량이 넘쳐난 한 해였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8만646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돼 사상 최대였다.

공급량이 넘쳐나자 오피스텔 월세와 전세금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특히 하반기 들어 월세와 전세금의 하락폭이 커졌다. 아파트 시장과 마찬가지로 2∼3년 전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대규모 분양이 이뤄졌고 그 영향이 올해 나타난 셈.

연초에는 규제를 피한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 아크로타워 등이 반짝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결국 다른 부동산 시장과 마찬가지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겹치면서 오피스텔 시장에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11월 말 현재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연초에 비해 0.65%, 분양권은 1.56% 등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전세금과 월세는 ―3.22%와 ―5.87%로 하락폭이 컸다.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많아지자 2002년 연 8.18%에 달하던 임대수익률도 작년 7.62%에 이어 올해는 6.75%(11월 말 기준)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이나 합정역 일대 오피스텔 과밀지역에서는 입주 2∼3개월이 지나도록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처분되는 경우도 많다.

○ 오피스 시장, 하향 안정세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뒷길에 10층짜리 빌딩을 갖고 있는 K 씨는 요즘 고민이 적지 않다. 최근 임대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

올 초까지 평당 임대보증금 50만 원, 평당 월세 5만 원 선에 사무실을 임대했으나 최근 빈 사무실을 채우려면 가격을 다소 낮춰야 한다.

임대료에서 차지하는 임대보증금의 비율을 다소 높이고 평당 월세를 4만5000원 선으로 내려야 할 전망이다.

K 씨의 사례처럼 2004년 업무용 빌딩(오피스) 시장은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올 1분기 3.4% 선에서 최근 4%대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임대료도 하락세다. 보증금 및 월세 방식의 임대료를 전세금으로 환산하면 평당 전세금이 1분기 452만 원에서 4분기 450만 원으로 떨어졌다.

지역별, 건물 규모별 차별화도 두드러졌다. 중소 건설업계 및 금융권의 임대 수요가 많은 마포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작년 말 2.8%에서 최근 6.3%까지 치솟았다.

대형 빌딩의 공실률은 2.7% 선이지만 중소형 빌딩 공실률은 4%를 웃돈다.

김상태 신영에셋 상무는 “경기 침체, 공실률 상승 등에 따라 오피스 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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