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7’…폭발적 가속력 자랑 “스포티 세단”

  • 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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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30일 SM7을 내놓음에 따라 배기량 2000cc 이상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차는 SM7을 현대자동차의 그랜저XG나 기아자동차의 오피러스와 대항할 수 있는 대형차로 자리매김을 한다는 계획. 배기량만 놓고 보면 2.3모델(2349cc)과 3.5모델(3498cc)로 구성되는 만큼 대형차로서 손색이 없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대형차로 인정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차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외관이 ‘럭셔리 세단’보다는 ‘스포티 세단’에 가까워 르노삼성차의 ‘희망’이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주행 성능 ‘합격점’=SM7의 가장 큰 장점은 ‘네오VQ’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가속력. 이 엔진은 차량 속도에 따라 흡기밸브가 열리는 타이밍을 조절하는 ‘연속식 흡기밸브 제어 및 가변 흡기 시스템’과 주행 상황에 따라 토크를 맞춰 주는 ‘전자제어 트로틀 시스템’이 적용됐다.

2.3모델의 경우 기존 SM5 시리즈의 최고급형인 525V(최고 출력 173마력, 최대 토크 22.5kg·m)와 엔진 성능이 비슷하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시속 0km에서 100km로 가속하는 데 시간을 측정한 결과 10초 안팎에 불과했다. 르노삼성이 공식적으로 밝힌 시간은 11.6초.

코너링도 뛰어나다. 시속 100km에서도 웬만한 코너는 감속 없이 주행할 수 있다.

지상고(地上高)를 140mm로 낮춘 데다 앞뒤 바퀴에 우물 정(井)자 형태의 서브 프레임을 장착한 덕분이다.

‘정숙성’은 르노삼성차가 SM7의 브랜드 정체성(아이덴티티)으로 삼을 정도로 신경을 썼다. 시속 160km에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 르노삼성차는 차체로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이중벽 구조의 대시 패널을 적용했고 앞 유리 두께를 일반 차량(4∼4.2mm)보다 두꺼운 5mm로 늘렸다.

이 밖에 키 없이도 차량 문을 여닫고 엔진 시동을 걸 수 있게 한 ‘스마트 카드 시스템’과 후진 때 뒤쪽의 영상을 카메라로 볼 수 있게 한 ‘리어 모니터링 시스템’도 SM7의 매력을 더해 주는 요인.

다만 시속 80∼100km에서 급가속을 할 때 반응이 조금 늦는 점은 아쉬웠다.

▽‘대형차 논란’은 숙제=뛰어난 엔진 성능에도 불구하고 SM7은 한동안 대형차로 볼 것인지, 아니면 중형차로 인식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을 겪어야 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는 SM7을 ‘신개념 고급 대형 세단’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SM7은 그랜저XG보다 전장이 70mm 길지만 폭은 35mm 짧다. 쏘나타와 비교하면 넓이는 물론 높이도 낮다.

이 같은 이유는 무엇보다 SM7이 기본 모델로 삼고 있는 일본 닛산자동차의 ‘티아나’가 중형차 급이기 때문.

르노삼성차는 외관에서 대형차의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앞 범퍼를 ‘V’자 형으로 처리해 티아나보다 대폭 늘렸지만 차폭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조금 확대하는 데 그쳤다. 결국 앞뒤 길이는 경쟁 차종보다 길고 좌우 폭은 좁은 구조를 갖게 된 셈이다. 반면 가격(최저가 기준)은 그랜저XG 2.5나 쏘나타 2.4보다 높다.

이에 대해 조병제 르노삼성차 이사는 “대형차는 그랜저 등 라지(large) 급과 에쿠스와 같은 럭셔리급으로 구분되는데 SM7은 라지급을 겨냥했다”며 “크기나 배기량에 따라 일률적으로 차를 구분하기보다는 엔진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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