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표시채권]高수익-非과세… “해외로 눈돌려라”

  • 입력 2004년 12월 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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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등 외화표시채권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금리로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거래=국내 채권거래 물량의 70% 이상을 중개하는 KIDB채권중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외평채를 포함한 외화표시채권 거래액은 1억9318만5000달러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1억3975만3000달러)을 넘어섰다.

특히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 검토 방침이 알려진 9월 이후 거래액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9월 외화표시채권 거래액은 3357만5000달러로 8월 거래액(990만달러)의 4배로 늘었다. 10월에는 5105만달러가 거래돼 9월보다 52.0%나 증가했다. 11월에도 6400만달러가 거래돼 전월보다 25.4% 늘었다.

KIDB채권중개 외화채권·파생상품팀 김남훈(金南勳) 차장은 “예전에는 외화표시채권을 기관투자가가 주로 샀지만 최근에는 개인들이 은행 프라이빗뱅킹(PB)을 통해 많이 사고 있다”며 “저금리 때문에 투자 대상이 다양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이 ‘핵심 포인트’=외화표시채권 거래액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1998년 12월 28일 이전 발행된 물량의 경우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세제 혜택이 많은 것과 무관치 않다.

예를 들어 외평채 10만달러어치를 사면 연 3.5% 수준인 이자(3500달러)에 대해 소득세(세율 16.5%)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농어촌특별세(세율 1.5%)는 내야 한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외평채 투자를 통해 아무리 많은 수익을 얻더라도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는다.

KIDB채권중개측은 이자소득세 면제를 감안하면 외평채의 실제 연간 수익률이 5.0%에 이르러 정기예금의 세후 수익률(2.9%)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환 리스크는 있다=외화표시채권은 미국 달러화로 표시된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변동하면 환차손이 생기거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억원을 들여 외평채 10만달러어치를 산 사람이 채권 만기 때 원화로 찾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만기 때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이라면 1억10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환율이 900원이 면 9000만원만 찾을 수 있다.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전문가들은 외평채를 산 다음 선물환 계약을 맺는 등 환 리스크를 줄이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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