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中企 ‘브랜드파워 업계 1위’ 비결 “한우물 제대로 판다”

  • 입력 2004년 6월 16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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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파워를 키우면 대기업 무섭지 않다.’

일견 당연한 말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청풍, 쿠쿠홈시스, 유닉스전자, 하나코비 등은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이들은 독특한 기술력과 브랜드 마케팅으로 국내외 대기업을 물리치고 각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나코비(제품명 락앤락)는 2000년 4중 잠금장치가 된 밀폐용기를 시장에 처음 내놓았다. 당시 대부분의 제품은 뚜껑의 일부를 몸체에 끼우는 형태라 밀폐력은 떨어지고 뚜껑 여닫기도 쉽지 않았다.

김준일 회장은 “국물이 많은 한국음식의 특성상 밀폐력이 좋으면서도 여닫기 쉬운 제품이 필요할 것 같아 3년간 개발해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실리콘을 원료로 해 생산비는 다른 제품에 비해 7배나 비싸지만 소비자가격은 다른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품목에 투자하고 74%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

쿠쿠홈시스(쿠쿠)는 “압력밥솥 폭발사고는 걱정 없다”고 공언한다. 압력추가 막히더라도 뚜껑 모서리의 패킹이 일부 잘려 있어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면 패킹이 밀리면서 김이 새 나가는 ‘한계압력안전장치’를 접목시켰기 때문.

청풍(청풍무구)은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하는 공기청정기로, 유닉스전자(유닉스)는 이온을 발생시키고 전자파를 차단하는 헤어드라이어로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모두 해당 시장에서는 처음 나온 기능들.

청풍(청풍무구)은 국내 가전의 대명사인 LG와 삼성을 제치고 공기청정기 시장(52만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유닉스전자는 내쇼날, 필립스 등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을 누르고 전문점용 헤어드라이어 시장의 60%, 일반 가정용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자체 연구소도 갖고 있다. 각 10∼40명의 연구원이 있으며 매년 매출액의 8∼10%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한다. 하나코비는 세계 63개국에 250여건의 특허 의장 상표 등록을 마쳤고 청풍은 40여건, 쿠쿠홈시스는 120여건을 취득했다.

▽독창적 마케팅과 뛰어난 서비스=제품이 뛰어나다고 저절로 팔리지는 않는다. 대기업이 비슷한 제품으로 물량공세를 펼칠 때는 성실한 마케팅과 폭넓은 애프터서비스(AS)망으로 소비자를 파고들었다.

쿠쿠홈시스는 고객의 e메일이 서비스 담당자와 최고경영자(CEO)에게 동시에 배달된다. 24시간 안에 답을 하지 않으면 CEO가 알도록 돼 있어 ‘고객만족’을 시스템으로 갖춰놨다.

하나코비는 4중 잠금장치 제품을 처음 내놓았을 때 소비자 반응이 신통치 않자 제품 이용방법을 설명한 만화카탈로그를 매달 10만부씩 뿌렸고 도우미가 매장에서 설명해줬다.

청풍은 2001년부터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서비스센터와 계약을 맺고 AS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아웃소싱에 드는 비용은 AS망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의 1% 선. 유닉스전자도 하이마트와 제휴해 AS를 하고 있다.

▽한 우물을 판다=83년 출발한 청풍은 92년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화에 따라 공기오염이 점차 심해질 것으로 보고 꾸준히 제품개발에 돈과 노력을 들였다.

유닉스전자는 일본의 사례를 보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 헤어드라이어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없던 시장을 일군 경우. 78년 설립 이래 차입 한번 하지 않고 계속 순이익을 내고 있다.

쿠쿠는 2002년 일본에 자체 브랜드를 달고 가는 최초의 압력밥솥 제품이 됐다. 한때 ‘코끼리 밥솥’으로 한국시장을 휩쓸었던 일본에 역수출할 수 있게 된 것은 26년간 한 우물을 판 저력 덕분이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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