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다임러 결별 증시반응 엇갈려

  • 입력 2004년 5월 1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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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커플보다는 화려한 싱글이 낫다.”

“아니다. 홀로서기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전략적 제휴 종결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이 엇갈렸다. 주식투자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 있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동양종금증권은 13일 “두 회사의 제휴 청산은 영업 환경의 부정적 변화보다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동원증권, ING증권 등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현대차가 지금까지 다임러로부터 초기 자금유입과 브랜드 인지도 외에는 큰 이익을 얻지 못했고, 앞으로의 제휴 관계에서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유다. 따라서 ‘결별’의 부정적 영향이 적다는 것. 또 다임러가 노리는 중국의 상용차 시장이 현대차의 승용차 부분과 아직은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잠재 매도 물량인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은 해외주식예탁증서(GDR)로 해외 기관투자가들에 넘어갈 경우 수급 부담이 줄어들 전망.

그러나 삼성증권은 “이번 제휴 결렬로 세계 최대의 상용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현대차 상용차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해외업체와 전략적인 제휴 없이 글로벌 5대 자동차업체 안에 들 수 있다는 경영진의 생각은 위험할 뿐 아니라 기업지배구조 위험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박영호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연구개발(R&D) 필요성에 비해 글로벌 제휴 네트워크가 취약해 장기 전망은 일부 불확실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4.71% 하락한 4만3500원에 마감됐다.

현대차의 다임러의 전략적 제휴(청산)에 대한 양사의 입장
시기현대차다임러크라이슬러
2000년
제휴 당시
-대규모 자금유치 필요
-상용차 환경규제 대응 관련 고도엔진 기술 취득 필요
-아시아 중저가 시장 확보 필요
-월드카 개념 저가 모델에 대해 신규투자 없이 현대차 도움 필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시대적 분위기 편승
2004년
현재
-수익성, 재무구조 개선 및 풍부한 잉여현금
-자체 상용차 관련 기술개발 일부 완료 등 환경규제 대응 가능
-중국사업 등 독자적 해외사업에 대한 제약조건 해소 필요성
-미쓰비시 등 투자회사 경영부실에 따른 자금 부담 등 자체사정 악화
-미쓰비시 상용차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사업 전개 구도
-중국시장 독자진출과 관련해 현대차와 이해 관계 상충
자료:미래에셋증권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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