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배터리 관리-외부단자에 금속물질 닿지 않도록

  • 입력 2004년 4월 2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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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배터리를 잘못 관리하면 폭발이나 화재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는 사용설명서나 휴대전화 배터리에 적혀 있는 경고 문구에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의 직원이 고객에게 배터리 관리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배터리를 잘못 관리하면 폭발이나 화재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는 사용설명서나 휴대전화 배터리에 적혀 있는 경고 문구에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의 직원이 고객에게 배터리 관리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테크노마트
지난해 나온 삼성전자 휴대전화기 사용설명서의 첫 부분은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마세요’였다. 올해는 ‘배터리 사용 시 주의하세요’로 바뀌었다.

최근 휴대전화 화재사고가 잇따라 생기면서 휴대전화 전지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변화다.

최근 발생한 사고처럼 애완동물이 물어뜯거나 금속물질이 휴대전화 전지의 외부단자에 닿으면 휴대전화가 폭발하거나 화재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원리를 제대로 알면 괜한 공포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전지에 인화성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사용설명서의 주의사항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왜 폭발하나=국내 휴대전화의 전지는 대부분 리튬이온전지이거나 리튬이온폴리머전지다. 유럽식 휴대전화(GSM)와 달리 전력 소모가 많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이 많이 되는 리튬이온 계열을 사용하는 것.

충전량이 많은 전지이기 때문에 화재나 폭발 위험이 유럽식 휴대전화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전자부품연구원 박철완 책임연구원은 “휘발유에 불이 쉽게 붙는 것처럼 에너지가 많이 저장된 휴대전화도 충격이나 합선 등이 있을 경우 휴대전화 내부에 있는 인화성 물질 때문에 폭발이나 화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 상태에서는 천천히 흘러나오던 전류가 외부 충격 등으로 갑자기 방출되면서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진다는 것.

그러나 휴대전화 전지는 대부분 안전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폭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휴대전화 전지나 사용설명서 등에 있는 경고 문구대로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

▽폭발이나 화재 예방 요령=발생 가능성으로 보면 휴대전화 전지의 외부단자에 금속성 물질이 닿아 합선이 일어날 확률이 가장 높다. 따라서 핀이나 열쇠 등 금속성 물질을 휴대전화와 함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

박 연구원은 “이번 기회에 아예 2차전지의 외부단자를 없애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단자가 있는 이유는 거치대를 이용해 충전할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처럼 거치대 없이 충전단자를 휴대전화 아랫부분에 꽂는 ‘직접 충전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 외부단자를 없애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습기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외부단자에 물이 묻으면 역시 합선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용자는 모르고 있지만 휴대전화 전지에는 ‘전지의 (외부)단자가 금속 목걸이를 비롯한 도체에 접촉되거나 침수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라는 경고 문구가 있다.

배터리를 고열에 노출시키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열이 나는 찜질방이나 여름철 차안에 휴대전화를 장시간 두는 것은 위험하다.

충격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충격으로 전지에 변형이 생기거나 전류가 갑자기 많이 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전지를 물어뜯는 경우 형태 변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애완동물이나 어린이가 휴대전화 전지를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리콜센터 윤경천 차장은 “소비자 대부분이 사용설명서에 적힌 주의사항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휴대전화가 100%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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