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 수익성 좋아졌다…성장성은 뒤져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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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기업들은 지난해 해외 주요기업들에 비해 수익성은 다소 앞섰으나 성장성은 크게 뒤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수출호조와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의 실적이 내수기업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20개사와 해외 25개사 등 45개 국내외 대표기업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2.8%로 해외 기업(11.8%)보다 9%포인트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02년 11.4%에서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진 반면 해외 기업은 2002년 1.0%에서 지난해 큰 폭으로 신장했다.

또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는 2.8%로 해외 기업(5.5%)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보다 우위를 보여 외환위기 이후 한국 간판기업들의 구조조정과 효율성 위주의 영업이 실효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1.3%와 8.1%로 해외 기업의 8.1%와 5.9%보다 높았다.

부채비율은 한국 기업이 91.0%로 해외 기업(318.0%)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 대표기업은 시가총액 기준 업종별 상위 2개사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포함됐다. 또 해외 주요기업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매출액 기준 상위 2개사로 IBM 제네럴모터스(GM) 등이다. 전기 전자업종은 국내 4개사, 해외 9개사가 포함됐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대표기업이 해외 주요기업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지만 한국 기업도 효율성에만 매달리지 않고 21세기 성장 동력을 찾아 외형을 키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12월 말 결산 국내 상장사 중 65개 수출기업(수출 비중이 70% 이상)의 지난해 매출증가율(2002년 대비)은 6.2%로 260개 내수기업(내수비중이 70% 이상)의 매출증가율 6.9%보다 0.7%포인트 낮았다.

내수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2002년보다 1.2% 증가한 반면 수출기업은 24.0% 감소했으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수출기업은 적자로 돌아설 정도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김 수석연구원은 환율 절상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내수침체를 만회하기 위한 무리한 수출, 카드회사와 관련된 지분법 평가손 등으로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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