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보험상식]피보험자 서면동의 없으면 계약 무효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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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가구의 보험 가입률은 생명보험이 89.9%, 손해보험이 78.4%에 이른다. 이제 보험은 운전이나 나들이 때는 물론 휴대전화 단말기를 살 때도 생활 곁에 있다. 하지만 보험 소비자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간단한 보험 상식을 몰라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놓치는 고객도 적지 않다. 동아일보는 매주 수요일자 소비자경제면에 보험 상식 코너를 마련했다. 금융감독원의 보험전문가 4명이 독자의 ‘권익 지킴이’로 나선다.》

아내나 남편 등 자신이 아닌 사람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때 반드시 피보험자인 아내나 남편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자신이 보험청약서에 서명하는 계약자가 많다.

보험설계사도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나중에 보험사고를 당하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피보험자를 살해할 위험이 있는 만큼 상법은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가 없는 보험계약 전체를 무효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을 하는 김철수씨(가명)도 최근 같은 경험을 했다. 김씨는 2002년 2월 아내의 사망이나 장해를 보험사고로 해 매월 보험료 20만원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김씨는 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사 영업소장과 설계사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보험청약서에 아내 대신 서명했다.

불행히 아내는 최근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망은 면했지만 척추가 골절돼 100% 노동능력이 상실됐다. 김씨는 보험사에 장해보험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아내의 서면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을 무효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씨는 나중에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을 통해 보험사로부터 장해보험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받아냈다. 영업소장이 김씨와 보험계약을 할 때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할 의무를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김씨처럼 전액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안에 따라 보험 계약자의 과실을 감안해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계약자는 가입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종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실 생보분쟁조정팀 선임검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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