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인터넷 開場’…‘e남대문’등 온라인 주문

  • 입력 2004년 3월 5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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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나영신(羅永信·32)씨는 지난달부터 인터넷으로 남대문시장을 쇼핑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의 온라인 쇼핑몰인 ‘e남대문’(www.enamdaemun.com)에 접속해 상품을 주문하면 3일 안에 물건이 집에 도착한다.

할인점을 주로 찾던 나씨가 남대문시장을 애용하는 이유는 작년 12월 e남대문 사이트가 출범하면서 재래시장의 불편함이 없어진 대신 할인점의 장점은 추가됐기 때문.

재래시장은 점포별로 가격이 달라 웬만큼 발품을 팔지 않으면 가격에 만족하기 어렵다. 협소한 주차시설과 깨끗하지 않은 상가도 젊은 주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재래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 오면서 이 같은 불편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모두 해소됐다. 여기에 가격 체계가 일원화되면서 할인점보다 더 싼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재래시장’의 별미였던 ‘가격 흥정’도 조만간 가능해진다. e남대문 운영업체인 ‘디지털남대문’은 조만간 가격을 깎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남대문 윤치훈(尹致勳) 사장은 “조만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할 포장센터와 외부 물류센터도 건립할 계획”이라며 “배송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퀵 서비스’ 업체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할인점에 밀려 유통업계의 원조(元祖) 자리를 내주었던 재래시장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상인들의 지원과 노력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5일 청와대에서 ‘재래시장 혁신보고대회’를 열고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에 따르면 중기청은 재래시장도 TV홈쇼핑처럼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상품 주문과 배송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시장별 ‘통합콜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e남대문처럼 통합콜센터에서 주문을 받아 각 점포에 연락한 뒤 물류시스템을 통해 가정에 상품을 배달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올해 80억원(국비 40억원)을 투입해 8개 시장에 시범 적용한 뒤 2007년까지 50개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 특성을 상징하는 고유 브랜드와 로고, 캐릭터 개발 사업에도 정부가 지원한다.

주차장, 화장실, 진입로, 건물 리모델링 등 환경개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상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현행 20%에서 더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시장을 재개발하거나 재건축할 때 자금 지원과 함께 매장면적 제한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중기청 전대열(全大烈) 정책총괄과장은 “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한 서울 면목시장 등 10개 시장의 경우 고객 수는 52%, 매출은 37%, 고용은 103%가 늘었다”며 “재래시장 개선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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