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효과“이젠 옛말”…NHN 상한가 하루만에 약세 반전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26분


코멘트
NHN의 무상증자 효과가 ‘일일천하(一日天下)’로 끝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무상증자를 이용한 주가 띄우기 약발이 떨어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HN은 무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5일 하루 15만400원을 상한가로 장을 마쳤으나 6일 주가가 0.27% 떨어진 데 이어 9일에도 3%나 빠졌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 등 코스닥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를 크게 올린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실 NHN은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과 마찬가지로 무상증자를 실시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무상증자는 △현재 실적이나 향후 전망이 좋고 △실적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적으며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높고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회사가 실시할 때 주가부양 효과가 크다.

NHN은 작년 4·4분기(10∼12월) 실적이 시장기대에 못 미치기는 했지만 2003년 예상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1666억원, 657억원에 이를 정도로 경영실적이 코스닥 등록기업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해 있다. 반면 자본금 규모는 37억원으로 NHN에 비해 실적이 다소 저조한 다음커뮤니케이션(7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NHN은 900억원이 넘는 현금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주식발행초과금도 877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무상증자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무상증자를 실시하게 되면 유통 주식 물량이 늘어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높은 주가에 부담을 느끼던 개인들도 매수에 가담하면서 주가가 오르기 마련. 그런데도 NHN이 무상증자로 인한 주가상승 효과를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의 무상증자설은 작년 5월경부터 시장에 돌기 시작했다”며 “최소한 50% 정도의 주가상승률을 기대했지만 무상증자의 적절한 타이밍을 놓쳤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150∼200%의 무상증자를 기대했지만 100%의 무상증자라는 발표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 따라서 견고한 실적이 예상되는 기업이 적절한 시기에 실시할 경우 무상증자의 주가상승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증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에는 실적 전망이 좋고 이익잉여금이 풍부해 무상증자 요건을 갖춘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무상증자 효과를 노리는 코스닥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