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 설비투자 7조 넘는다…삼성전자등 라인증설 나서

  • 입력 2004년 1월 4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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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가 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경기 화성공장 증설 등에 5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하이닉스반도체가 최대 1조5000억원을 생산설비에 투자키로 하는 등 반도체 업계의 국내 설비투자가 사상 최고수준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정보기술(IT)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로 세계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업계는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9% 늘어난 1900억달러(약 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의 300mm 웨이퍼 양산라인인 12라인 확충에 3조원, 300mm 웨이퍼 신규라인인 13라인에 1조원 등 4조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기존라인 시설 확충에 5000억∼6000억원, 화성공장 증설을 위한 14, 15라인 기초공사에 4000억∼5000억원 등 1조원가량을 추가로 투입한다.

지난해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 8000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 비메모리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300mm 웨이퍼 생산라인에 투입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충북 청주공장의 시험라인, 경기 이천 양산라인 투자를 비롯해 기존 설비 업그레이드 등에 최대 1조5000억원가량의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부아남반도체도 충북 음성 상우공장과 경기 부천공장의 생산라인 증설 및 업그레이드에 6585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설비투자액 2456억원보다 168%나 늘어난 것.

한양증권 정진관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휴대전화기와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 PC 수요도 회복세로 돌아서 반도체 수요증가가 예상된다”며 “플래시와 D램 등 국내 업체들이 우위를 지닌 메모리 분야가 시장회복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교역수지 호전 전망은 불투명한 실정.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 20일까지 국내 반도체 수출은 188억1900만달러(22조5000억원)였던 반면 수입은 207억7200만달러(24조8000억원)로 교역수지 적자폭은 사상최대였다. 이는 휴대전화와 디지털가전 등의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 급증에 따른 현상으로 국내 업계는 비메모리 분야의 자급기반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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