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e메일·메신저 모니터링 기업 늘어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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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호 침해 사고 중 외부인 소행은 불과 10%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내부인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 네트워크로 오가는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저장해 두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저장하는 이유는 e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업무상 의사소통이 늘어남에 따라 기밀 유출을 방지하고 거래와 관련해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저장된 통신 내용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한 것. 또 메신저 등으로 잡담하는 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선물(先物)거래 업체 LG선물은 메신저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회사 서버에 설치해 두고 직원들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모두 저장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선물 주문이 전화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거래의 대부분이 메신저로 이뤄지기 때문에 분쟁이 생겼을 때 시비를 가리기 위해 저장하는 것. 또 전화나 팩스와 달리 PC는 대화 내용을 옆 사람이 알아보기 힘들어 기밀을 유출해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데,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기밀 유출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LG선물 관계자는 “회사가 대화 내용을 저장하고 있으며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기록을 조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선 부서나 회사가 안심하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선물도 e메일과 메신저로 이뤄지는 거래 내용을 출력해 일정 기간 내부 문서로 보관 중. 이 같은 추세는 거래 기록 및 고객들과의 대화 내용을 중시하는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e메일과 메신저를 이용해 송수신되는 업무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백업하라는 내용의 ‘e메일 및 메신저 내부통제 방안’을 증권사에 통보함에 따라 증권사들은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보안 전문업체 이캐빈(www.ecabin.co.kr)의 정영태 사장은 “노사가 동의하지 않은 모니터링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합법적 모니터링 제도는 △기업정보 보호 △거래투명성 확보 △생산성 향상 등 세 가지 효과가 있다”며 “포천지 선정 미국 500대 기업 중 80% 이상이 이 시스템을 설치했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라고 설명했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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