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금자산 급증 "4분기엔 배당수익 노릴만"

  • 입력 2003년 9월 18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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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중심의 증시 상승세가 약해지면서 자사주(自社株) 매입과 고(高)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이익잉여금 규모를 따져볼 때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도 크다.

18일 증권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법인 39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상반기 이익잉여금(17조622억원)을 모두 현금배당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7.8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를 전액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사용하면 대상 기업의 전체 상장주식(95억4647만4000주)의 20.16%를 사들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 배당금을 따져볼 때 배당수익률이 3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가 112개사(28%)였고 이 가운데 100% 이상인 곳도 27개사에 이르렀다. 자사주의 경우 30% 이상 매입 가능한 회사는 114개사로 전체의 28%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1조2904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한국전력(1조2832억원) 포스코(1조869억원) 현대자동차(9881억1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취득 비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은 국동으로 두 비율이 모두 334%에 달했다. 혜인 신라교역 삼영무역 동부정밀화학 등도 250% 이상으로 조사됐다.

배당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21조원 규모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그러나 증권거래소는 “하반기 경기회복 및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가능 재원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현금성 자산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주주 중시 경영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소득을 통한 수익 추구를 권했다.

김우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호전 기업들이 이를 주가에 반영시키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설 것”이라며 “4·4분기만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제는 시세차익이 아닌 배당수익 등 위주로 투자 전략을 바꾸는 것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는 점, 배당성향이 매년 증가하는 점, 외국인의 주주 권리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점 등도 이를 뒷받침한다. KT는 16일 자사주 매입 규모와 배당금 액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해 분위기를 띄웠다.

추정 배당수익률 및 자사주 취득 비율 상위 10개사
(단위:백만원, %)
회사반기말 처분전
이익잉여금(백만원)
배당수익률
(%.추정치)
자사주
취득비율
(%.추정치)
국동26,677334.45334.45
혜인57,068310.24310.24
신라교역70,106279.75279.75
삼영무역60,126254.44254.44
동부정밀화학63,287251.14251.14
한신공영139,937234.58235.38
고려제강273,944233.39233.39
동방아그로57,023203.26203.66
삼양통상80,023183.96183.96
무학주정12,592178.33178.33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취득비율은 17일 종가 기준. 자료:증권거래소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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