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국적성' 논쟁…참여연대 장하성 vs 대안연대 이찬근

  • 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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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소버린이 SK㈜ 주식을 매집함에 따라 촉발된 ‘자본국적성’ 논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최근 자신에게 쏟아진 ‘외국자본의 앞잡이’라는 비판에 대해 참여연대의 기관지 ‘참여사회’ 5월호 인터뷰에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소버린의 SK㈜ 주식 매집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발언한 장 교수에 대해 여러 사회단체에서는 “재벌개혁도 좋지만 자본의 국적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판한 바 있다.

장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재계는 스스로 순환출자를 통해 소유구조를 취약하게 해 놓고 정부 탓만 하며, 자본 국적론자들은 국내 문제는 안 보고 외국자본 탓만 한다”고 맹렬히 반격했다.

그는 또 ‘현 상황은 기득권적 보수(재계)와 극좌(대안연대를 지칭한 듯)가 함께 재벌을 옹호하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출자총액 완화 불가”=1700억원 규모의 소버린의 투자에 재계 3위 SK그룹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계열사간 순환출자로 그만큼 소유구조가 취약하고, 자회사(SK텔레콤)에 비해 모회사인 SK㈜의 기업가치가 낮은 기형적 구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규정하며 “이런 상태를 교정하자는 것이 재벌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권도 중요하지만 회사와 사회에 해악을 끼쳐도 계속 경영권을 갖도록 할 것이냐를 생각해야 한다. 외국자본에 의한 인수합병(M&A)을 문제 삼으려면 자본시장 개방이냐 폐쇄냐에 대해 논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익차원에서 재벌 개혁해야”=대안연대측 이찬근 인천대 교수는 “대기업이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이유는 신규사업과 기술개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기여 때문”이며 “비정상적 주가상승을 노리는 외국계 펀드는 이런 사회적 가치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때문에 재벌개혁에 대한 관점이 경제정의 관점을 넘어 국익차원에서 재조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http://peoplepower21.org) 및 대안연대(http://position21.jinbo.net) 홈페이지에서 논쟁 내용을 볼 수 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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