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外貨 장기차입 재개…금융시장 리스크 감소

  • 입력 2003년 4월 16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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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시중은행의 장기 외화차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홍콩 금융시장에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작년 말 수준을 되찾으면서 차입조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최근 1억2000만달러의 장기(만기 1∼3년) 외화차입에 성공했다.

신디케이트론에는 HSBC를 주간사로 바클레이은행, 미국계 와코비아은행, 독일계 란데스방크 등 8개 투자기관이 참여했다.

금리는 만기 1년짜리가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0.3%’, 2년짜리는 ‘리보+0.4%’, 3년짜리는 ‘리보+0.5%’로 작년에 비해 0.1%포인트 정도 높은 조건이다.

지난달 1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11일 SK글로벌 사태 발생 이후 시중은행의 장기 외화차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3일 씨티은행을 비롯한 8개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차입한 1억8000만달러의 입금 여부가 관심사였으나 7일까지 모두 입금됐다.

산업은행은 10일 JP모건을 주간사로 4개 투자기관으로부터 2억달러를 차입했다. 만기는 2년과 3년으로 차입조건은 만기 2년짜리가 ‘리보+0.31%’, 만기 3년짜리는 ‘리보+0.39%’ 수준으로 작년에 비해 0.05%포인트 정도 높았다.

1∼2년 만기 외화차입을 추진 중인 외환, 우리, 조흥은행과 농협 등의 차입 계획도 곧 성사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북한 핵 리스크가 줄면서 외국 금융기관들도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장기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변재영 한은 외환운영팀장은 “외평채 가산금리가 15일 홍콩시장에서 1.25%로 하락, 작년 말 수준을 회복했다”며 “이라크전쟁의 조기 종결,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 SK글로벌 사태로 빚어진 금융시장 불안의 진정 등으로 한국물의 리스크가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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