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품/현장에서]“개인이미지 브랜드처럼 관리하세요”

  • 입력 2003년 4월 9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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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세계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조사하는 영국의 인터브랜드사는 최근 2002년 기준 세계 1위의 브랜드로 코카콜라를 선정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96억4000만 달러나 된다고 합니다. 달러당 1200원만 잡아도 무려 84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죠. 놀라운 점은 코카콜라의 모든 유형(有形) 자산을 합해도 이 금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사는 시대’가 됐습니다. 같은 재료를 쓴, 똑같은 성능의 물건이라도 어느 브랜드가 붙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납니다.

브랜드는 또 상품의 품격을 결정짓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일본 자동차 수입상은 자신이 팔고 있는 차에 대해 “대당 6000만원 안팎이지만 오너 드라이버용”이라고 못 박더군요. 그것보다 훨씬 싼 자동차 가운데는 운전사가 운전해야 하는 차로 인식되는 것도 있습니다. 고급 브랜드는 곧 비싼 브랜드이고, 품격도 있다는 공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죠.

브랜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기술의 발달이 경쟁 제품과 품질로 차별화할 수 있는 공간을 빠르게 없애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브랜드만 관리하는 몇 명의 인원만 있어도 회사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자체 생산시설 없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고, 주요 대기업들의 제품 가운데도 OEM 방식으로 제작되는 게 많습니다. 이런 분석이 나올 법한 현상이죠.

그럼 산업과 유통 현장에서만 브랜드가 중요할까요. 몇해전부터 개인 이미지 관리(PI·Personal Identity)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주가가 최고 경영자(CEO)의 이미지에 따라 출렁거리는 현상에서 보듯 개인의 브랜드화가 중시되고 있죠. 일부 기업들은 CEO 이미지 전담반을 둘 정도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보통 사람 가운데도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나서는 이가 꽤 늘었습니다. ‘무색무취(無色無臭)’하게 살고 싶은 분들에게는 세상이 참 빠듯해 진 거죠.

이헌진 경제부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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