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쇼크 수출 '빨간 불'…中 대만 홍콩지역 비중 25%

  • 입력 2003년 4월 3일 17시 47분


코멘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내 기업이나 분석가들은 ‘아직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시각인 반면 외국 투자은행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3일 “사스는 19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내렸다.

▽한국〓괴질 확산을 가장 우려하는 산업은 여행 관련 업종. 한국의 GDP에서 여행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다른 동아시아 국가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다.

여객(旅客) 수 기준으로 한국 항공사들의 국제노선에서 중국 및 동남아시아 노선의 비중은 2월 말 현재 각각 15.9%, 28.3%. 최근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탑승률은 평균 1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사스 파동이 2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 한국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이 50억∼60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사스 파동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전반에 나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중국 대만 홍콩 세 국가에 대한 수출은 전체 수출의 25%가량.

모건스탠리는 이에 따라 이날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5%로 낮췄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외국인은 사스 확산 우려가 불거진 지난달 26일 이후 대거 ‘팔자’로 돌아섰다.

▽동아시아〓모건스탠리는 “사스가 2개월 더 지속된다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차례로 불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3개월 동안 여행 관련 수입이 60% 줄어들 것을 가정해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지역의 GDP 성장률을 종전의 5.1%에서 4.5%로 내려잡았다. 여행산업 이외에 최근의 불황 국면에서 동아시아 경제를 지탱해 온 내수 업종도 가계 소비 위축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

모건스탠리는 “투명성과 단호한 조치가 외국인투자자들을 붙드는 데 필수적”이라며 사스의 진원지인 중국의 초기 대응 미흡이 외국인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