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장세…돈 어디에 맡길까

  • 입력 2003년 3월 30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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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의 자금이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로 얼어붙어 있다. 채권시장으로 통하는 길은 ‘카드채 불안’의 늪이 가로막고 있다. 은행 가는 길에는 저금리의 높은 벽이 버티고 서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을 놓고 있자니 왠지 불안하다.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 올릴 만한 투자처는 없을까?

▽최근 인기 끄는 금융투자상품〓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예금+주식 또는 채권+주식의 ‘양다리 걸치기’형.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ELD·Equity Linked Deposit)과 주가지수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이 대표적이다.

둘째, 큼직한 현안이 초래한 투자자 심리(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를 낚아채 상품화한 ‘단기테마’형. 카드채 기피 심리를 반영해 투자 대상을 국공채로 한정한 국공채 머니마켓펀드(MMF)와 카드채 가격 폭락을 역으로 매입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카드채전용펀드가 이런 유형에 속한다.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 느닷없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셋째, 해외채권펀드나 해외뮤추얼펀드처럼 보수적인 성향의 자산가를 겨냥한 해외투자형.

이들의 공통점은 금리는 낮고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대에 투자자를 안심시키면서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고수익률과 저위험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이 둘을 한꺼번에 보장한다는 약속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타나는 문제가 상품내용이 어렵고 복잡하다. 또한 목표가 똑같다보니 얼핏 보면 상품 내용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찰떡궁합 찾는 요령〓“정말로 고수익 저위험 상품이 있다면 투자자금이 모두 그리로 몰려갔을 것이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르고 저위험 상품은 대가로 저수익을 요구한다.”

투자 전문가들이 말하는 재테크의 철칙이다. 요행수에 기대지 말고 부지런히 상품을 찾아본 뒤 자기에게 맞는 상품에 책임감을 갖고 선별해 투자하라는 뜻.

무엇보다 자금 용도와 지출 계획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ELD(만기 6개월, 1년), ELS(1년), 카드채전용펀드(2∼12개월), 해외채권펀드(1년 이상) 등은 약정된 만기를 지킬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언제든지 빼서 써야 하는 단기자금은 국공채MMF, MMDA 등에 넣는 것이 좋다.

취향에 맞지 않는 상품에 가입하면 돈을 찾을 때까지 불안해한다. 투자 성향을 짚어보고 자기에게 맞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종합주가지수가 1년 뒤 5% 이상 오를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ELD, ELS나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증시 회복보다 채권시장 정상화가 더 빨리 이뤄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는 국공채MMF나 카드채전용펀드가 어울린다.

▽투자 유의점〓이들 상품은 하나같이 원금 보장을 내세운다. 하지만 원금을 지킬 수 있도록 운용 시스템을 짜놓은 것은 MMDA, ELD 정도. 펀드는 실적배당형으로 원금을 지켜준다는 보장이 없다.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낸다’고 광고하는 상품도 많다. 여기서 ‘수익률’이란 모든 상황이 정상적일 때 기대할 수 있는 목표수익률이다. 증시나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 맞추기 힘들다.

‘양다리 걸치기’형 상품은 선물옵션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 구조가 언뜻 보아 납득하기 쉽지 않다. ELD나 ELS에 들 때는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이자가 얼마나 나오는지만 따지지 자기가 맡긴 돈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되는가를 살피지 않는 투자자가 많다. 운용사가 채권, 기업어음, 주식 및 주식파생상품 등 어떤 종류 어떤 등급의 자산에 투자하는지를 살펴 두는 게 좋다. 그래야 만일의 사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금융투자상품 비교
상품돈 불리는 방법목표 또는 기대 수익률궁합 맞는 투자자 유형투자 포인트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
우량채권에 투자해 받는 이자를 외국계 투자은행이 개발한 장외옵션으로 옮겨와 고객에게 판매* 0∼23%
*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수익률 상승 추세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막상 주식투자 하기를 꺼리는 투자자*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떨어짐
* 주가 상승률에 따른 수익률 구조를 반드시 확인해야
* 다른 유형의 상품에 분산투자
주가연계 채권
(ELS 또는 ELN)
우량채권 등에 투자해 나오는 이자로 자체개발한 장외옵션을 판매* -10∼20%* 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 과 비슷.* 일부 증권사 상품의 경우 원금 손실 우려 있음.
* 4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6개 증권사 에서 판매 예정.
국공채머니마켓펀드(MMF)회사채나 CP를 제외한 국공채에만 투자.* 현투증권의 경우
4.1∼4.3%.
* 1억원 이하의 단기자금 가진 보수적 투자자* 국공채 역시 유동성 리스크가 있고 최근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
카드채
전용펀드
최근 값이 떨어진 우량카드채에 투자5.5∼6.5%만기까지 갖고 갈 여유자금으로 위험 부담을 지면서 높은 수익률 노리는 투자자 * 디폴트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
(추가형과 개방형의 경우) 있음
수시입출금식예금
(MMDA)
콜, 대출, 국공채 등에 투자한미은행의 경우 △1000만원 미만 0.25%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 1%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 2% △5000만원 이상 1억원미만 3% △1억원 이상 3.7%언제 뺄지 모르는 1억원 이상의 자금을 잠깐 맡기려 할 때* 소액 자금은 금리가 매우 낮음
* 국공채 MMF 같은 투신상품과 큰 차이 없으나 은행이 판다는 이유로 신뢰도는 높음
특정
금전신탁
주로 기업어음(CP)에 만기를 맞춰 투자* 기업에 따라 다름. 5월 13일 만기인 데이콤 CP 의 경우 5% 수준* 여유자금 있는 보수적인 성향의 단기 투자자* 가입액은 3000만원 이상.
* 시중금리와 무관하게 가입할 때
수익률이 정해짐
해외채권
펀드
크게 지역별로 나눠 △미국 국채나 주택저당채권 △유로권 국채 △이머징마켓 국채 등에 투자* 한미은행의 경우
△이머징마켓국채펀드는 7∼8% △유로국채펀드 5∼6% △미국국채펀드는 4∼5% 수준
* 환율 움직임을 이해하고 수억원을 1년 이상 운용 할 투자자* 대체로 환 위험은 헤지함
* 미국국채펀드는 최근 투자 위험 높아졌음
자료 및 도움말: 한미은행 문상용 제휴상품팀장,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 LG투자증권 김창한 파생상품지원팀 과장, 미래에셋증권이철성 마케팀팀장, 현투증권 상품개발팀 이상진과장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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