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값내려 불경기 탈출"…삼성 평균 3만여원 내려

  • 입력 2003년 3월 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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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끝도 없이 올라가기만 했던 국내 휴대전화 가격이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23개 모델에 대해 3월부터 적용되는 가격을 평균 3만3000원가량 인하했다.

철저히 고가(高價)전략을 구사해오던 삼성전자가 이처럼 한 두개 모델도 아니고 23개 전 모델의 값을 한꺼번에 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3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에 사용되는 삼성전자의 최신형 단말기(SCH-V300)는 3월부터 출고가가 3만원 내려 소비자 가격은 62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모델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공급부족으로 100만원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웠다.

또 카메라 내장형 휴대전화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삼성전자의 회전형 카메라폰(SCH-X780)은 4만4000원이 내려 소비자 가격이 47만원 안팎으로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가격인하를 주도하자 LG전자도 주력 제품들을 일제히 3만원가량 인하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카메라폰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SD-2100 모델은 37만4000원 정도에, SD-1200은 27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다투어 단말기 가격을 내린 것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경기침체의 안전지대였던 휴대전화 내수시장마저 2월 들어 급속히 위축됐기 때문. 업계 추산에 따르면 2월에 국내에서 팔린 휴대전화는 졸업식이 끼어있다는 유리한 조건인데도 100만대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5만3000대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

한편 이 같은 내수시장 위축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4월 이후 보조금이 허용돼 단말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소비자들이 신형 휴대전화 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부터 일부 제품에 대해 보조금 지급이 허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대상이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나 생산을 중단한 지 오래된 재고 휴대전화 등 일부 품목에만 제한되므로 소비자들이 통상 구입하는 휴대전화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통부 서광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3월 중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보조금 지급대상과 그 폭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며 “3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용 EV-DO 휴대전화 등 현재 팔리고 있는 최신 모델은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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