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우리銀 등 통합銀 직원퇴출 돌입

  • 입력 2003년 2월 9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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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합병 은행들이 합병 후 조직융합을 위해 미뤄왔던 ‘부실직원 솎아내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내 1, 2위 은행인 국민 우리은행이 개인의 경영실적을 근거로 성과가 부진한 직원들을 잘라내고 있다. 기업이든 금융회사든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면 중복기능과 인력이 생기기 때문에 정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초기에는 직원들의 반발심리를 감안해 합병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인원정리를 미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은행 등 합병은행들은 올해 인사에서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대거 솎아내 재교육이나 명예퇴직을 시킬 예정이다.

은행에서는 이들을 ‘무임승차 직원’으로 부르는데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전체적인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잦은 불평불만으로 직장분위기를 흐리는 직원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은 대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업무효율성이 떨어지지만 합병으로 조직이 커지고 관리가 느슨한 틈을 이용해 아직까지 남아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합병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조직정비에 나서면서 경영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무임승차 직원’에게 가장 먼저 칼을 빼 들었다.

우리은행은 작년 경영평가성적 하위 약 3%(300명)를 재교육이나 전직교육(outplacement)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적정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만여명이 넘는 조직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매년 하위 약 5%를 털어낼 계획이지만 이번에는 작년 실적호조를 감안해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연봉 5000만원인 직원의 경우 사무실 유지비 등을 포함하면 은행이 부담하는 비용은 1억원이 넘는다”며 “이들을 계속 끌어안고는 수익성을 높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매년 하위 10%를 퇴사시키는 인사정책을 단행해 직원들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인 바 있다.

국민은행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은 지점장들을 솎아낼 계획이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실적부진 지점장들에게 기회를 줄지, 대기발령을 낼지 검토 중”이라면서 “기회를 준다면 차장으로 직급을 낮춰 승진한 후배 밑에서 일하는 방안과 보험설계사처럼 100% 실적급으로 혼자 영업을 하게 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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