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급랭…경기 둔화 가속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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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가 빠르게 움츠러들면서 경제 전반에 주름살이 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6일 발표한 ‘올해 1·4분기(1∼3월)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소비자태도지수는 48.5로 지난해 4·4분기(10∼12월)의 47.3에 이어 2분기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소비자태도지수란 현재와 미래의 생활 형편과 경기 등에 관한 소비자의 판단을 종합한 지수이며 50을 밑돌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뜻이다. 소비자태도지수를 구성하는 5개 항목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지수(47.0), 현재경기판단지수(35.1), 내구재구입지수(49.5) 등 3개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미래생활형편지수(56.3)와 미래경기예상지수(54.7)는 기준치를 웃돌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개 지수 가운데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와 가장 밀접한 ‘현재경기판단지수’는 전반적인 경기보다 6∼9개월 앞서 변한다”면서 “이 수치가 4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보아 국내 경기 둔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년 전과 비교한 현재의 소비지출 수준을 나타내는 소비지출지수는 1·4분기에 49.9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지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것은 5분기(1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와 함께 1·4분기 물가예상지수는 75.5로 작년 4·4분기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물가예상지수가 50을 넘으면 물가불안 심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서비스와 건설산업 경기도 크게 악화되는 추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월간 경제동향에서 제조업 생산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서비스 생산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금융 보험업의 생산증가율은 지난해 10월 11.1%에서 11월에는 5.1%로, 운수 창고 통신업의 생산증가율은 10.6%에서 5.8%로 낮아졌다는 것.

KDI는 “유가가 오르면서 국민 경제의 실질적인 구매력 증가세가 생산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의 기대지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소비자평가지수와 소비자기대지수가 모두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에 못 미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77.2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0년 11월(75.5)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작년 7월부터 11월까지 계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다 12월(102.0)에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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