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일자리 '뚝' … 설비자동화 따라 10년새 83만명 줄어

  • 입력 2003년 2월 3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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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거의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올해 연간 실업률이 3%를 넘지 않게 하려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28만7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고 경제성장률이 5.9%에 이르러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재정경제부가 3일 작성한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효과’라는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서비스업 취업자는 1991년보다 429만1000명이 늘어난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82만7000명 줄었다.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서비스업이 1991년 44.6%에서 2001년 59.0%로 높아진 반면 제조업은 26.9%에서 19.7%로 낮아졌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서비스업이 39.0%에서 43.9%로, 제조업이 28.2%에서 33.8%로 각각 상승했다.

1991∼2001년 제조업이 연평균 7.8%씩 성장했는데도 고용이 줄어든 이유는 설비 자동화 등에 따른 인력 절감 효과가 성장으로 인한 고용 창출 효과보다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재경부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증가율을 GDP성장률로 나눈 고용탄성치는 서비스업이 0.63, 건설업이 0.10이었으나 제조업은 ―0.24, 농림어업은 ―1.57, 전기·가스·수도업은 ―0.17이었다.

또 GDP가 1% 성장할 때 고용에 미친 효과를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6만3400명 △건설업 1500명 △제조업 ―1만1100명 △농림어업 ―4만1500명 △전기·가스·수도업 ―100명 등이었다.

이 기간 평균 전체 산업의 고용탄성치는 0.24, GDP 1% 성장에 따른 고용효과는 4만8500명이었다. 같은 기간 15∼64세 인구는 연평균 0.9%씩 늘었고 경제활동인구는 이보다 높은 1.5%씩 증가했다.

재경부는 이 같은 경제활동인구증가율 등을 적용할 때 올해 실업률을 3.0%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8만7000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내야 하며 이를 위한 적정 경제성장률을 5.9%로 추산했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올해 GDP성장률을 각각 5.3%와 5.7%로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성장률이 4%대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일부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장기적인 고용 안정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으로 큰 폭의 시장개방을 앞두고 있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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