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로 무장" 해외펀드 봇물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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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권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목표수익률을 ‘정기예금금리+α’로 제시하기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판매수수료도 1%가량으로 높아 판매사의 주된 수익원이 된다.

이들 펀드는 달러표시 채권에 투자한다. 따라서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리스크헤지’를 한다. 여기서 생기는 2.5%의 추가수익률을 ‘무기’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다.

▽‘환리스크헤지’가 뭐기에〓판매사들은 투자자금을 모아 미국의 프랭클린템플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 유명 투자회사에 운용을 맡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국공채 및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와 개발도상국에 주력하는 ‘이머징마켓 펀드’가 있다.

‘환리스크헤지’를 통해 약 2.5%의 추가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방식은 다음과 같다. 만기 때 달러를 원으로 바꿔야 하는데 환율변동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펀드 설정 때 선물거래를 통해 달러를 파는 계약을 하는 것.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200원 안팎이라면 양국의 금리차를 반영한 ‘원-달러선물환’은 약 1230원에 거래되기 때문에 여기서 2.5%의 차익이 생긴다.

▽상품별 특징은〓삼성증권과 대한투자신탁증권이 판매하는 ‘슈로더 이머징마켓 펀드’는 신흥시장의 정부기관 또는 기업의 채권에 투자한다. 1997년 8월 설정돼 누적수익률은 67.2%, 연환산수익률은 14.1%, 최근 1년 수익률은 22.1%에 이른다. 다만 대투증권의 펀드는 목표수익률 10%에 이르면 안정적인 ‘슈로더 미국달러채권’으로 전환된다는 점이 다르다.

대투증권의 ‘피델리티 미국달러 채권펀드’는 90년 11월 설정돼 누적수익률은 121.8%, 연환산수익률은 6.9%, 최근 1년 수익률은 6.7%다.

한미은행이 판매하는 프랭클린템플턴의 ‘미국 국공채펀드’는 미국 정부기관이 지급을 보장하는 주택저당채권에 100%를 투자해 안전하다. 최근 1년 수익률은 약 7.0%.

슈로더의 미국달러채권은 주택저당채권에 50%, 국채에 20%, 회사채에 30%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9.48%.

우리은행의 ‘피델리티 국제채권펀드’는 90년 10월 설정돼 누적수익률은 99.49%, 최근 1년 수익률은 18.63%다.

해외 뮤추얼 채권펀드의 판매 현황
판매사운용사펀드성격판매수수료
삼성증권슈로더이머징마켓채권펀드미 달러표시 이머징마켓의 회사채와 국채에 투자1.0%(선취형)
대한투자신탁증권슈로더이머징마켓채권펀드〃, 단 목표수익률에 이르면 국채펀드로 전환1.0%(선취형)
피델리티미달러 채권펀드미국 영국 등 국공채에 53%를 투자1.0%(선취형)
우리은행피델리티국제채권 펀드미국 유럽 등 국공채에 투자1.1%(선취형)
한미은행프랭클린템플턴미국 국공채 펀드미국 정부기관이 원리금을 보장하는 주택저당채권에 100% 투자1.0%(선취형)
슈로더미국달러 채권펀드미국 주택저당채권에 50%, 국채에 20%, 회사채에 30% 투자1.0%(선취형)
자료:각 금융기관

▽투자할 때 주의할 점〓세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 금리가 오른다면 채권값이 급락해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나은행 김성엽 PB지원팀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채권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며 “1년짜리 채권형펀드는 금리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조언했다.

이머징마켓이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신용평가기관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펀드라도 세계 경제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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