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달러 20% 과대평가…가치 급락할 것"

  • 입력 2003년 1월 13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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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는 20% 이상 과대평가되었다.”

모건스탠리 통화담당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젠이 최근 달러화의 가치 급락을 예언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세계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재정확대를 통한 미국의 경기부양 정책은 경상수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반면 그동안 경상수지 적자를 메워왔던 외국인투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분석이 원-달러 환율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한국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달러당 1180원 밑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는 1000원선 이하까지 급락하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50원이었다.

한국은행도 달러화가 지난해부터 약세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원화와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각각 10.7%, 10.6% 가치가 올랐고(환율 하락) 유로화는 18%나 절상되었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가 고스란히 원-달러 환율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한국은행 조문기 외환시장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외환수급과 엔-달러 환율이란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면서 “외환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엔-달러 환율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등과 직접 경쟁을 벌이는 경공업 부문은 영향권에 놓이겠지만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산업은 환율보다는 해외수요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 산업은 지난해 원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수출증가를 나타냈다. 따라서 차라리 미국이 재정적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고 하면 한국과 대미수출에 청신호가 될 수도 있다.

한은 조 팀장은 “환율은 항상 ‘오버슈팅(과도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재와 같이 1200원 이하로 떨어진 시점에서 수입업자는 선물환을 매입하고 수출업자는 달러를 보유하면서 원화 약세를 기다리는 방식의 환리스크 헤지(회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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