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제빵사님 고마워요”…크라운베이커리 위기극복 주역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8시 27분


크라운베이커리 매장에서는 똑같은 빵을 보기 힘들다. 크라운베이커리 특유의 주부 제빵사(BM)들이 매장에 맞는 신선한 빵을 즉석에서 구워 팔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크라운베이커리
크라운베이커리 매장에서는 똑같은 빵을 보기 힘들다. 크라운베이커리 특유의 주부 제빵사(BM)들이 매장에 맞는 신선한 빵을 즉석에서 구워 팔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크라운베이커리
크라운베이커리는 올해 4년 만에 화의(和議)에서 벗어났다. 부동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 ‘눈물 젖은 빵’을 곱씹으며 자구 노력을 기울인 끝에 얻어낸 성과다. 크라운베이커리의 위기 극복 뒤에는 주부 제빵사(BM)들의 숨은 땀방울이 배어 있다.

98년 화의 결정 당시 크라운베이커리는 3개 공장에서 완제품 형태의 빵 400종을 만들어 매장에 공급했다. 그러나 완제품 빵은 신선도가 떨어지는 데다 매장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공장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재고 부담도 컸다.

구조조정에 나선 크라운베이커리는 대전공장을 없애는 한편 98년 10월부터 주부 BM제를 도입해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 파는 전략을 택했다. 매장 특성에 맞는 즉석빵이 매장에 나오자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완제품 빵이 대부분이던 98년 크라운베이커리 빵 매출액은 400억원 정도였지만 즉석빵을 시작한 뒤 2002년 11월 현재 600억원으로 늘었다. 즉석빵 비율도 전체의 70% 정도로 뛰었다. 빵 맛이 살아나면서 가맹점 수는 98년 500여개에서 올해 630여개로 증가했다.

크라운베이커리 여성 BM은 모두 150명. 제과제빵 2급 자격증을 가진 여성들로 구성됐다. 2년 전부터 미혼 여성도 뽑기 시작했다. 이들 여성 BM은 매장 특성에 맞는 즉석빵을 구워 파는 것 외에도 빵의 품질과 매장 청결 상태를 관리한다. 또 고학력자가 많아 매장 상황에 맞는 영업 전략을 점주에게 조언하거나 시장 조사 결과를 본사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옥중 상무는 “여성 BM은 ‘엄마가 만들어주는 빵’이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며 “대졸자가 전체의 70%에 이르는 여성 BM은 크라운베이커리 재기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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