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외국기업]회원제 북클럽 베텔스만코리아

  • 입력 2002년 9월 29일 17시 38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베텔스만 북클센터에서 엄마와 어린이가 놀이용 교재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종로2가 베텔스만 북클센터에서 엄마와 어린이가 놀이용 교재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회원제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베텔스만코리아(www.thebookclub.co.kr) 타힐 후세인 사장(36)은 파키스탄인 피가 섞인 독일인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 생활 만 4년 만에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직원 단합에는 ‘삼겹살에 소주가 최고’라고 믿고 있다.

후세인 사장이 이처럼 몸으로 보인 ‘현지화’는 곧바로 베텔스만코리아의 마케팅 전략과 성공으로 이어졌다.

독일에 본사를 둔 베텔스만은 월트 디즈니, 타임워너와 함께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디어 그룹.

방송국 신문사 출판사 넵스터 등 미디어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다.

후세인 사장은 이중 인터넷 서점인 ‘북클럽’을 앞세워 한국 시장 개척을 자원했다.

1년여의 철저한 시장 조사 끝에 99년 베텔스만코리아를 창립했고 이후 2년6개월만에 전국 45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세계 19개국에 진출한 북클럽에서 유례가 없는 경우.

베텔스만 북클럽이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 다른 점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전화 팩스 엽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하는 물품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점 갈 시간을 내기 힘든 주부와 직장인이 타깃층. 일년에 4차례 도서 선정인단이 엄선한 도서를 비롯해 CD, 비디오, 장난감 등 250여종의 문화상품을 회원용 카탈로그에 소개하고 모든 품목에 대해 15∼50% 할인해 주고 있다.

베텔스만코리아만의 마케팅 전략 핵심은 ‘현지화’와 ‘고객 밀착’. 후세인 사장은 한국 시장 분석을 통해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면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전화 사용 빈도가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 것은 물론이고 콜센터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전화상담은 매출 향상으로 즉각 이어졌다.

그는 또 서울 강남, 종로 및 대구에 북클럽 회원 전용공간인 베텔스만 북클럽 센터를 열어 250종 이상의 문화 상품을 비치하는 한편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하는 영어 교실, 어린이 인형극, 와인 강좌 등을 열어 회원들 곁에 바짝 다가섰다. 매년 10월에는 5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회원 가족 축제를 개최, 단순한 도서 판매를 뛰어넘어 회원들간의 문화 커뮤니티를 구축했다.베텔스만코리아는 올 회원 목표를 50만 명으로 잡는 한편 앞으로 지방 북클럽센터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한국 주부들의 높은 교육열과 지방에 이렇다 할 대형 서점이 부족한 게 그 원동력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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