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서울銀 매각 '오리무중'…매매가 인상주장 나와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36분


서울은행 매각이 다시 혼미에 빠졌다. 우선 협상대상자로 추천된 하나은행을 제치고 서울은행을 인수하려고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수정제안서를 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은행의 인수조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직까지는 하나은행이 유리한 위치이지만 인수조건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법인세 감면 논란〓서울은행은 누적결손금이 6조5000억원이어서 앞으로 5년 동안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서울은행의 미래순익을 감안할 때 감세 규모는 약 4403억원(올해 순익 포함, 연 10% 이자율로 할인한 현재가치)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하나은행이 인수하면 서울은행뿐만 아니라 하나은행 이익에 대해서도 6조5000억원 범위 안에서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논란거리다.

하나은행의 이익에서 발생하는 세금감면액은 약 4200억원(연간 순익 15% 증가, 연 10% 이자율로 할인한 현재가치)으로 추정돼 합병 후 감세규모가 8000억원이 넘는다. 따라서 정부가 하나은행의 감세액 가운데 일부를 더 받아 인수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론스타펀드는 자체 수익이 없기 때문에 서울은행의 감면분에 대해서만 혜택을 받게된다.

▽현금과 주식의 차이〓하나은행은 서울은행 인수가격을 1조원으로 하고 이를 합병은행의 주식으로 주겠다고 제시했다. 합병비율(2.1대 1)을 감안하면 합병은행 주가가 1만7000원이 돼야 정부는 1조원을 회수할 수 있다.

하나은행 주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된 뒤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1만55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9일에는 1만6300원으로 올랐다.

따라서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규모는 주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주가가 오르면 다행이지만 외국인이 합병은행의 미래를 나쁘게 봐 주가가 떨어지면 상황이 아주 난처해진다. 본계약 체결시점에서 주가하락분만큼 하나은행이 주식을 추가로 더 발행해 줄지도 알 수 없다.

반면 론스타는 현금 8500억원을 써냈고 서울은행 순익예상치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정부와 50대 50으로 나눠 갖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론스타가 제시한 초과이익 3000억원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서울은행의 이익 및 감세규모 추정
연도 법인세 전 이익 법인세 감면액
2002 2280 677
2003 2640 784
2004 3577 1,062
2005 4594 1,364
2006 5780 1,717
합계 18,871 5,604
서울은행이 제시한 실사 자료임.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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