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체금회수 첨단기법 속속개발

  • 입력 2002년 4월 11일 17시 34분


경기 성남시 분당의 좋은상호저축은행은 최근 미국에서 모자익스라는 장비를 수입했다. 컴퓨터와 전화가 결합된 이 기계는 이자지급 날짜가 임박한 고객과 연체고객에게 자동으로 전화를 거는 장치다.

이 저축은행 임진한 사장은 “5억원을 들였지만 고객과의 직접통화율이 높아져 연체율이 4%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한 달에 6000만원 이상의 추가수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연체 고객에게 무조건 전화하지 않는다. 컴퓨터로 성향 소득 직장 등을 분석해 장기 연체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고객에게만 매달린다.

현대캐피탈 조성욱 대리는 “직장인은 한두 번의 독촉전화로 끝내고 장기연체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연체초기부터 집중 관리하는 것이 연체율을 줄이는 노하우”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소비자금융을 확대하면서 연체고객관리가 회사의 수익을 좌우할 만큼 중요 업무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처럼 강압적인 방법을 쓸 수도 없어 부드러우면서도 효과가 좋은 기법개발에 골몰하는 것.

중장기 연체자에 대한 채권회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카드 채권추심팀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장기 연체자에게는 반복되는 독촉이나 법적인 조치보다는 채무조정을 통해 빚을 깎아주거나 분할 상환하게 하는 등 연체자의 상황에 맞춘 채권회수 전략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추심팀원도 점차 전문직화되고 있다. 전직 경찰보다는 채무자와 함께 고민할 줄 알고 침착한 성격의 직원이 영업성과가 높다는 것이 회사 측 평가.

은행계 카드회사는 연체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 연체자는 한국신용평가에 돈을 대신 받아달라고 용역을 맡긴다. 받은 빚의 20%는 한국신용평가의 몫이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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