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기업들 퇴직자돕기 나선다…외국계기업 전직서비스 국내업계로 확산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19분


“퇴직자들을 원군(援軍)으로 만들자.”

기업들이 퇴직자의 재취업과 창업을 도와주는 ‘전직(轉職)지원 서비스(outplacement service)’가 확산되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진출 외국계 기업은 물론 ‘토종’ 국내 기업도 한국P&G에서 1999년 처음 시행된 이 제도를 잇달아 도입했거나 앞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특히 지난해 4500여명을 퇴직시킨 대우자동차가 퇴직자들의 새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과를 거둔 뒤 관심을 쏟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우차 ‘희망센터’는 노동부와 인천시청, 전직지원 컨설팅회사, 중소기업청과 제휴해 재교육과 상담을 통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경영현황 설명회와 심리안정 프로그램 실시 등 각종 전직지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대우차측은 2월말 현재 퇴직자 4509명 가운데 1700여명이 재취업과 창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휴렛팩커드(HP)에서 분리된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는 2000년 2월 한국공장 폐쇄를 발표한 뒤 경력전환센터 설치와 개인별 컨설팅 등을 제공해 퇴직대상 110명 가운데 90% 이상이 다시 일자리를 얻게 했다.

한국P&G는 본사에서 단계적으로 인력을 줄이기로 함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퇴직인력에 대해 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해 희망자의 60% 이상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밖에 쌍용제지 교보생명 태광산업 등도 앞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이사는 “지난해 7월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해 정부가 전직지원 장려금 제도를 도입한 것도 기업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전직지원에 관한 간담회에서 “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치밀한 사전계획 없이 대규모 인력감축 위주의 구조조정을 해 기업 이미지저하 등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됐다”며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이려면 퇴직자들의 재취업이나 창업을 돕는 제도를 항시적인 인사정책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퇴직자 전직프로그램 성공사례
기업명사례
대우자동차희망센터 운영. 퇴직자 4509명 가운데 1700명 취·창업 성공
로템(옛 한국철도차량)자기진단 기법 교육 등으로 대상자 42명 가운데 23명 일자리 제공
한국 P&G컨설팅전문회사와 협조, 퇴직자 중 재취업률 60% 성과
한국애질런트경력전환서비스지원센터 설치로 대상자 가운데 재취업률 90% 성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