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한생명 새주인 한화로 기운다

  • 입력 2002년 3월 4일 18시 34분


대한생명 매각협상이 한화그룹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쟁상대인 미국 메트라이프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대한생명에 공적자금 3조5500억원을 투입했다.

정부는 제일은행 매각 때 인정한 풋백옵션(Put-Back Option·자산이 부실해질 경우 정부가 보상) 때문에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어 대한생명 매각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의 손실보전 요구〓정부 고위관계자는 “메트라이프는 계약만료때 까지 대한생명의 자산이 부실해질 경우 정부가 100% 보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부실기업을 인수할 때 손실보전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이 주장은 무리”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은 보장기간이 20∼30년인 장기상품이 많은데 이때까지 정부가 추가부실의 위험을 떠안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

한편 제일은행은 뉴브리지가 인수하기 전에 발생한 일반여신은 2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신은 3년간 손실보전을 인정받았다. 추가부실로 인한 손실보전으로 정부는 이미 3조8000억원을 지급했고 최대 5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가격협상이 관건〓한화는 63빌딩과 신동아화재 지분(66.3%)을 포함한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를 약 9000억원으로 평가해 지분 51%만 인수하고 나머지 49%는 정부가 갖는 방안을 제시했다. 따라서 인수대금은 약 4500억원인데 일본 오릭스 투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기 때문에 한화의 실제 자금부담은 3000억원 정도인 셈이다.

정부는 그러나 대한생명의 미래수익성을 감안해 인수가격을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 100% 충족시기를 연장하는 문제. 지급여력비율은 모든 계약자가 한꺼번에 해약할 경우 보험금을 내줄 수 있는지를 보는 지표로 100%를 넘어야 한다.

생명보험사는 2004년 3월말까지 이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려야 하며 지키지 못하면 경영개선명령을 받는다. 작년말 예금보험공사는 대한생명에 대해 이 시기를 2009년 3월말로 연장했으나 한화그룹이 인수한 후에도 이 조치를 인정하면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대한생명 주요 경영실적

수입보험료 72,255 70,416

보험영업이익 50,631 90,815

투자수익 10,437 4,770

순이익 5,696 -2,832

총자산 239,736 182,597

지급여력비율 45.1%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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