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대학생들 ‘3S’ 기피

  • 입력 2002년 1월 11일 17시 34분


올 2월 서울시내 모대학 대학원을 졸업할 예정인 김모씨(25·여)는 작년 말부터 대기업 20여군데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단 한 번도 서류전형에 합격하지 못했다.

김씨는 “학사학위이상을 요구하는 기업에도 원서를 내봤지만 줄줄이 낙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김씨도 중소기업 쪽은 알아보고 있지 않다.

근로자들이 ‘위험하고 힘들고 더러운’ 3D업종을 기피하는 것처럼 상당수 대학졸업자들은 ‘규모가 작고(Small Size) 임금이 낮으며(Small Pay) 단순한 일(Simple Work)’로 구성된 소위 ‘3S’직종 외면현상을 보이고 있다. 3S 직종은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에 해당한다.

‘3S 외면현상’은 노동부 고용안정센터가 작년 11월 19일부터 12월 14일까지 약 한달간 전국 285개 대학을 직접 방문해 구직신청을 받은 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 노동부는 11일 이 대학들에서 모두 1만2411명, 학교당 43.6명만 등록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등록기간 동안 대학신문광고나 현수막을 통해 홍보를 했지만 예상보다 아주 적은 대졸예정자들만 구직신청을 했다”며 “고용안정센터가 대체로 중소기업 일자리를 확보하고 있는 게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지역 일부 대학의 졸업예정자들은 ‘일자리 눈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 고용안정센터의 구직신청을 외면하는 현상이 더 심했다고 노동부는 지적했다.

대졸예정자들의 대기업 선호경향은 작년 12월 현재 청년(15∼24세)실업자가 22만명에 이르러 청년실업률이 10.6%로 전체 평균 실업률 3.4%의 3배를 웃도는 현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