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전쟁…수출 '꽁꽁'

  • 입력 2001년 11월 1일 17시 03분


수출 경기가 긴 터널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8월만 해도 4·4분기(10∼12월)에는 수출이 회복되리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주요 시장인 미국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수출환경이 얼어붙고 있어 연말 특수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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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8개월째 내리막길

품목별로 보면 8,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늘며 효자 노릇을 했던 자동차마저 10월에는 대우차의 수출 부진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요 20여개 수출 품목 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은 무선통신기기와 선박 두 종류뿐이다.

수입 역시 4월 이후 7개월 연속 두자리수 감소를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둔화, 투자 및 수출부진 등으로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각각 18% 가량 줄었다. 소비재는 곡물, 수산물, 의류의 수입증가로 인해 2% 정도 늘었다.

▽미국 일본 중동지역 수출 급감=테러의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9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2%에서 10월에는 -32.4%(20일까지)로 감소폭이 커졌다.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는 물론 가전제품 섬유 생활용품 등 다양한 소비재로 수출감소 추세가 확산돼 지난해 품목마다 지난해보다 24.4∼29.5% 줄어들었다. 크리스마스 세일용 제품의 주문이 축소 또는 취소되거나 납기를 연장하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감소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미 의류수출은 4·4분기에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對)일본 수출은 9월 -29.1% 감소에서 10월에는 -33%로 감소폭이 커졌고 중동 역시 -1%에서 -16.4%로 악화됐다.

여기에 미국의 아프간 공격 이후 10월초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주최한 수출구매상담회에 70개사의 바이어가 방한을 취소하는 등 수출상담 중단과 해외박람회 취소 등이 잇따르고 있다.

▽수출 회복은 언제쯤=수출 감소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대만은 9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5%, 싱가포르는 -37.4%, 일본도 -20.2%를 나타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낙균(崔洛均) 무역투자실장은 “당장은 세계 경기가 회복되기를 바랄뿐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 면서 중장기적인 수출 경쟁력을 키우는 등 차분히 숨고르기를 할 때 라고 말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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