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일상이 무료하다면... 쉘 위 댄스?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9분


삼양사 홍보실정병길 대리
삼양사 홍보실
정병길 대리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나같은 사무직 직원들은 건강을 챙기지 못하게 마련이다.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운동량에다 퇴근후 이러저러한 술자리로 인해 직장생활 몇 년이면 몸이 축나게 돼있는 것 같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 또한 이런 상황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에서 곧잘 이상(?)을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1년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재즈댄스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나서부터다. 지금이야 신문사 문화센터와 전문 아카데미에서 수강하고 있을 만큼 많은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지만 사실 처음 재즈댄스를 시작할 때는 쑥스러움과 난감함에 몸둘 바를 몰랐다.

처음 재즈댄스를 시작한 이유는 순전히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나이 서른이 가까워지니 슬슬 살이 붙기시작했다. 처음엔 헬스나 수영같은 대중적인 운동을 생각했지만 게으르고 싫증 잘 내는 성격 탓에 이내 포기했다. 무언가 재미있게 몰두할 만한 것을 찾다보니 춤, 그 중에서도 재즈댄스가 눈에 띄였다.

처음에는 재즈댄스를 위한 복장을 입는데도 어색했다. 정장 등 형식을 갖춰서 입던 옷을 벗어던지고 몸에 붙는 운동복을 입자니 쑥스러웠던 것이다. 이 어색함을 극복하기까지 한 달쯤 걸렸을까. 댄스의 동작을 어느 정도 따라잡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세 달 정도 지나니까 살도 서서히 빠지고 신체 윤곽, 소위 ‘바디라인’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재즈댄스에 적응하고 재미를 느끼게 되자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됐다. 운동을 통해 머리가 아닌 몸을 쓰는 즐거움을 느끼게 됐고 그동안 잃어버리고 있었던 원시적인 생명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문명 발달과 더불어 인간은 본래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시적이면서 본능적인 생명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는 특히 몸보다는 머리를 쓸 일이 많아지고 모든 것을 머리로 해결하려하지 않는가.

언젠가 소개팅에서 만난 파트너가 해준 이야기가 있다. 그녀의 오빠는 세상에 두 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무도인(舞蹈人)과 非무도인. 웃자고 하는 소리였지만 크게 공감가는 말이었다. 머리만 커져가는 현대인들이 몸 쓰는 즐거움을 통해 박제화된 일상을 생명력 넘치게 바꿀 수 있다면 춤을 춰보는 것도 좋지않겠는가.

쉘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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